함께 커가는 집, 전원주택 ‘까사 씨엠’

공간 / 전미희 기자 / 2020-11-15 00: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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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북부 지방의 작은 시골 마을로 젊은 부부가 이사 왔다. 이들은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지역의 건축가에게 살 곳을 의뢰했다. 그들이 원한 집은 거창하지 않았다. 소박하고 따뜻하며, 아이들이 마구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면 충분했다. 파올로 카를레소(Paolo Carlesso)는 부부와 아이들이 특별하게 만든 집, 바로 까사 씨엠(Casa CM)이다.

 

 

도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풍선처럼 자꾸만 부풀어 오른다. 면적은 제한돼 있는데 건물과 인구는 자꾸만 늘어났다. 녹지는 점점 줄어들었고, 자연과 멀어진 사람들은 더 자주 눈살을 찌푸리게 됐다. 고층 건물과 빠른 지하철, 24시간 불을 밝힌 편의점은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었지만, 일상의 여유를 빼앗아갔기 때문이다. 

 

도시의 사람들은 하나, 둘씩 자신이 살던 곳을 탈출하기 시작했다. 귀농은 더 이상 은퇴한 노부부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문명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리는 젊은 세대가 오히려 이를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전원에서의 삶 


 

 


이탈리아의 한 젊은 부부는 도시의 화려함이 아름답게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아이들에게 편리하고 물질적인 생활보다 자연과 가까이 하는 삶이 더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네 식구는 도시를 떠나 작은 시골 마을에 터를 잡았다.

건축가 파올로 카를레소는 자연으로 돌아온 가족에게 꼭 맞는 집을 설계하고 싶었다. 그는 자연과 가까이 하는 집을 만들기로 했다. 여러 개의 창을 만들어 집 안으로 햇살이 쏟아지게 했고, 넓은 뒤뜰에는 작은 텃밭과 놀이터를 만들어 부부와 아이들이 함께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누리도록 했다. 그 결과 까사 씨엠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집이 됐다. 

 

낮이면 집 앞에 펼쳐진 드넓은 마당에서 자연과 어우러져 신나게 뛰어 놀았고, 밤이면 다락방 창가에서 하늘의 별을 보며 꿈을 키워 갔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두 아이를 보면서 부부는 도시에서 미처 깨닫지 못한 일상의 마법을 경험하는 중이다.

자연과 가계를 생각하다
 

 

 

 

 

까사 씨엠은 겉보기엔 평범한 가정집이지만, 도시 건축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방식과 다르게 지어졌다. 건축가는 소재와 공간 구성 등 주변의 농촌 주택에서 힌트를 얻어 집을 지었다. 주로 사용한 건축 자재는 자연의 소재인 나무였고, 외관을 덮고 있는 재료 또한 친환경 시멘트였다.

회색 벽으로 둘러싸인 집은 밖에서 보기에는 창고 같지만 내부는 전혀 다른 공간을 담고 있다. 집 안은 밝고 따뜻한 색으로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내벽을 결이 고운 홍송(紅松)으로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바닥은 공간에 따라 다른 소재를 선택했다. 응접실은 콘크리트를 써서 모던한 느낌을 주었고, 침실은 오크를 사용해 편안하게 꾸몄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인 다락방은 천장을 붉은 잣나무로 마감하고, 바닥을 전나무로 깔아 방 전체를 나무집처럼 만들었다. 


집은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곳에 자리 잡았다. 건축가는 이러한 이점을 충분히 활용했다. 친환경에너지인 태양열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붕에 광전지 패널을 달았다. 자연은 물론 경제적인 부분까지 고려한 것이다. 베란다 창문은 남향으로 크게 냈다. 낮에는 조명을 켜지 않아도 실내가 밝을 정도로 햇볕이 넉넉하게 집 안으로 비췄다. 난방비 절감 효과도 저절로 따라왔다.

자연을 품은 집


까사 씨엠은 환경과 경제적인 부분을 동시에 만족시킨 장점 많은 집이다. 하지만 좋은 집의 조건은 무엇보다 살기 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점에서 까사 씨엠은 한 가지 단점을 안고 있었다. 2층 건물임에도 내부가 그리 넓지 않다는 점이다. 파올로 카를레소는 집이 넓어 보이도록 계단을 활용했다. 

 

공간을 분리할 때는 벽을 세우고 문으로 각 방을 연결하지만, 집이 작으면 이러한 벽과 문이 실내를 답답하게 만든다. 건축가는 방을 구분하기 위해 집 안 곳곳에 크고 작은 계단을 설치했다. 공간은 용도에 따라 여러 개의 층으로 분리됐다.
 


계단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실내 구석구석에는 새로운 공간이 생겼다. 거실에서 침실로 이어지는 층계참에는 책장을 놓아 작은 도서관을 만들었으며, 계단 사이사이에는 선반을 달아 장난감이나 사진을 놓아두었다. 아이들에게는 놀이터가 되기도 했다. 하루에도 수십번 계단을 오르내리며, 숨겨진 공간을 이용해 숨바꼭질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또한 시선을 좁은 집 안이 아닌 바깥으로 돌릴 수 있도록 여러 개의 창문을 냈다. 특히 1층 베란다에는 큰 창문을 달아 마당과 실내의 경계를 최대한 줄였다. 뒤뜰까지 집의 한 부분으로 만든 결과, 까사 씨엠은 자연을 품은 넓은 집이 됐다.



집은 그곳에 사는 사람의 이야기와 함께 서서히 완성된다. 파올로 카를레소는 건축에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작업해 온 대부분의 건축물은 여전히 미완성에 머물러 있다. 건축가는 자신이 만든 까사 씨엠이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기대하고 있다.

자료제공 Paolo Carlesso|사진 Simone Bos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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