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천년의 시간에 거하다" - 남종현 사진전 <HAVE aA SEAT>

전시&책 / 육상수 칼럼니스트 / 2020-10-30 01: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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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수한 디자이너, 건축가들의 클래식 디자인 의자 사진전
한지에 인화된 흑백의자, 한 폭의 동양화로 전이
620 Chair, Orange Slice Chair, Shell Chair 실물 의자 3점 선보여
▲ Teddy Bear TEDDY BEAR ARM CHAIR-W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가 만든 의자가 어떤 사진가의 프레임을 통과하는 순간, 입체가 해체되고 천년의 시간 속에 갇히는 절묘한 재생이 완성된다.

사진가 남종현이 투시한 의자는 한지 프린트 특수 기법에 의해 평면성으로 전이되면서 사물의 입체성은 평면의 회화로 치환되었다.

작가는 의자가 놓인 공간에 집중하기 위해 사진 속에 찍힌 명암과 그림자를 삭제했다. 빈 공간에 놓인 의자는 원형의 기억만 남기고 공간과 여백이 천 년을 견디는 한지에 박제했다. 사진의 공간은 시간으로 대체한 것이다.

 

▲ paimio chair


한지에 인화된 의자가 수묵화를 연상하게 한다. 남종현 작가의 사진 작품이다. 작가는 사물이 가진 본질을 사진에 표현하고자 한다. 사진에 찍힌 사물의 그림자를 지우는 작업을 통해 평면적인 작업을 시도한다. 이를 통해 작품은 풍경, 사물을 재현하는 사진의 범주를 벗어나 평면 회화와 같은 느낌을 준다.

아흔아홉 번의 손길을 거쳐 만들어져서 종이를 쓰는 사람이 백 번째로 만져 완성된다고 해서 백지라고도 불리는 한지. 인고의 시간을 거친 한지에 인화된 사진은 일반 사진이 주는 명확한 사실성보다는 사물의 심상이 짙게 드리운다. 이제 의자는 한 폭의 산수화로 오브제가 되어 우리를 깊은 사유의 세계로 유인하다.

남종현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담아낼 재료로서 이십여 년이 넘게 한지를 고집해왔다. 좋은 한지를 만나기 위해 전국의 한지 장인을 찾았고, 완벽한 표현을 위해 미국에서 특별히 주문한 잉크를 받아 작업에 사용하고 있다.
 

▲ LCW CHAIR


"의자를 빌려 달라는 사람은 많았어도 의자를 찍겠다고 찾아온 사람은 자네가 처음이었어. 너도 나만큼이나 독특하다 생각했었지." 라고 aA Design Museum 김명한 대표는 독백했다.

이번 전시는 세계적인 컬렉터인 aA디자인뮤지엄 김명한 대표의 빈티지 디자이너 의자 컬렉션을 사진으로 담았다.

의자는 건축과 가구디자인 역사의 축약판이다. 인체와 가장 많은 부분이 맞닿고 그 무게를 버티면서 안락함을 주어야 하는 가구, 의자. 거장 건축가와 디자이너라면 자신의 디자인 세계를 상징하는 의자가 없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의자는 그 시대의 디자인 트렌드를 담고 있으면서 현대 건축과 디자인 철학, 기술 진화의 흐름을 대신한다.


▲ PELICAN CHAIR-01 / SWAN CHAIR-01

 

▲ THONET No.14-01 / Leda Chair2

 

▲ OX Chair / egg체어1

 

▲ SHOWTIME INDOOR ARMCHAIR / SIZE10 ARMCHAIR

 

“오래된 사물의 시간을 기록하는 나에게 의자는 오랫동안 가구 사진을 찍어온 나에게 숙명과도 같은 대상이었고, 가장 완벽한 작은 건축물이라 생각했다.“(작가 노트 중에서)

오랫동안 한지, 닥종이 위에 사진 인화 작업을 해오던 작가는 주로 한국 전통 기물들인 달항아리, 책가도, 꼭두 등에 주목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음양지와 모던한 의자의 형상이 접목된 새로운 느낌의 의자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개된다.

작가는 사물을 재현하기보다 본질을 기록한 이번 전시를 통해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기본을 중시하는 디자인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전하고 있다.

 

▲ PEACOCK CHAIR

 

이번 ‘HAVE aA SEAT‘ 전시에서는 실제 작품의 모델이 된 의자, 디터 람스(Dieter Rams)의 <620 Chair>, 피에르 폴랑(Pierre Paulin)의 , 입 코포드 라르센(Ib Kofod Larsen)의 이 사진 작품과 함께 소개된다.

전시 공간 한가운데 서서 세계를 대표하는 의자들의 고유성이, 사진가 남종현의 세계관 속에서 어떤 변이를 이루었는지를 확인하는 특별한 전시다,

 

전시명 HAVE aA SEAT
전시기간 2020. 10. 30 (금) – 11. 17 (화)
전시장소 창성동실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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