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치원 '클로버 하우스'의 창의적 목조건축

Architecture / 배우리 기자 / 2018-09-17 01: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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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기 싫다고 떼쓰던 아이들도 알아서 갈 유치원이 생겼다.

 

작고 평온한 일본 오카자키의 한 마을에 매드 아키텍츠가 쳐들어왔다. 그리고 지난 여름 일견 마을과 어울리지 않는 기묘한 건물이 평평한 들판 앞에 자리 잡았다. 그렇다고 마을을 혼란에 빠뜨린 건 아니다. 마을은 여전히 평화롭지만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재잘거림은 더 커졌다. 도대체 무슨 일로 마을 아이들이 이전보다 밝아졌는지, 그 안을 들어가 보지 않을 수 없다.

건물 속 건물, 과거 속 미래
 


 

하얀 유치원이 생기기 전 그 자리엔 가족들이 오래 살아온 평범한 일본식 2층 주택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집의 형제 켄타로와 타마키는 유치원 교육에 대한 자신들의 열망에 비해 그 집이 너무 작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아이들이 자신들의 집처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현대적인 교육 시설을 원했고, 창의적인 중국의 건축 그룹, 매드 아키텍츠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건축주의 바람처럼, 건축가는 오래된 이층짜리 주택을 아이들이 집처럼 익숙하고 편하게 느끼면서도 그 공간 안에서 배움과 창의력을 최대한 키울 수 있도록 탈바꿈하는 데에 집중했다. 먼저 105㎡를 차지하던 기존 집 조사에 들어갔다. 주변의 여느 집들처럼 그 목조 주택 또한 조립식으로 지어진 건물이었다.
 


 

 

매드는 시공비를 최소한으로 맞추기 위해 기존의 목구조물을 재활용한 건물을 구상했다. 새로운 건물의 구조는 마치 오래된 건물 뼈대에 옷을 입힌 것처럼 외부를 둘러싸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이 모호한 경계로 밀어 넣어졌다. 


원래 있던 목구조는 클로버 하우스 역사의 상징적 기억으로서 주된 교육이 이루어지는 공간에 펼쳐지게 된다. 외양은 분명히 새롭고 낯설지만 아이들은 그 안에 들어가 익숙한 나무 기둥을 보게 될 것이다. 

건물 1층 내부에서는 그 사실을 잘 알기 어렵지만, 2층에 시원하게 드러난 지붕은 이 집의 과거를 떠오르게 한다. 질리지 않는 편안함을 갖춘 것이다. 클로버 하우스의 반투명하고 아늑하게 감싸진 공간들은 교육 활동을 하기에 좋게 설계되었다. 원목으로 마감된 내부가 따뜻한 느낌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새집증후군에 민감한 아이들의 건강에도 좋다.


배움이 저절로, 재밌는 공간들



 

 

원래 있던 집은 기둥도 지붕도 모두 뼈대만 남았지만, 한 쪽 지붕은 막혀있다. 막힌 지붕 위엔 무엇이 자리잡고 있을까. 호기심에 계단을 살짝 올라가면 책꽂이 겸 의자로 마감된 다락과도 같은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책을 읽고 싶은 친구는 오래된 집의 지붕으로 올라가면 된다. 그 아이들은 오래된 나무냄새를 맡고, 새 집 지붕의 온기를 받으며 책을 읽을 것이다.

거기에 여러 가지 기하학적 모양으로 뚫린 창문들은 시시각각 바뀌는 햇빛을 받아들이며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바깥으로는 너른 평야가 보이는 동그란 창문이 담아낸 동그란 빛을 보며 놀 수 있는 아이들의 감정이 메마를 리 없다. 유치원에 가기 싫어 떼쓰던 아이도 아침이 되면 벌떡 일어나 갈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휴일, 엄마 손을 붙잡고 나들이 갈 때 유치원을 지나치게 되면 자랑스럽게 “저거 우리 유치원이야!” 말할 것이다.
 

 


매드의 건축가인 마양송은 “아이들의 시선으로 건물을 설계하면서, 그 모양이 친밀함과 다양성의 공간을 창조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과연 그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읽는 것 같다. 건물 2층에서는 1층의 야외 놀이터로 바로 내려올 수 있는 미끄럼틀도 마련되어 있다. 동화책을 읽을 때는 졸던 아이도 미끄럼틀을 탈 땐 깔깔거리면서 활개를 칠 것이다.


마치 마법의 동굴이나 불쑥 튀어나온 성 같은 클로버 하우스. 이 곳을 입학한 아이들이 졸업을 하고 커나갈 때도, 그리고 커서 다른 도시에 살아갈 때도 영원히 기억 속에 머무를 것이다. 아이들은 물론 유치원을 운영하는 형제들의 오래된 향수도 자극할 것이다. 그렇게 오래된 집을 품은 장난스런 새 집은 아이들의 미래를 더욱 밝게 만들어 줄 것 같아 매우 뿌듯하다.

자료제공 MAD Architects

MAD Architects : 중국 베이징을 중심으로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 지사를 둔 회사는 자유분방하고 유기적인 모양의 건축들로 연일 각종 매체에 오르내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설치미술과 공공미술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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