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각가 신명덕의 '상실에 대하여'

아트 / 육상수 칼럼니스트 / 2020-05-17 2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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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0x300x390mm 플라타너스나무에 채색 2015

 

신명덕 목조각 ‘상실’은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연민과 집착을 재생하는 목조각품이다. 그는 참죽나무, 은행나무, 육송, 밤나무, 느티나무, 플라타너스나무 몸에 생채기로 문신을 새김으로써 고독한 과거를 치환한다. 몸의 장기를 모두 들어낸 신명덕은 남겨진 몸의 외피에 상실의 빈곤을 드러내고자 했다.

 

 

▲ 400x300x170mm 느티나무에 채색 2015

 

 

▲ 400x370x200mm 육송에 채색 2015

 

▲ 250x250x350mm 밤나무 2015

 

 

또 책상 속에서 잃어버렸던 학용품을  다시 찾은 유년시절의 기억 상실을  나무 표면에 대체했다. 그는 “책상 어딘가에 다른 곳으로 통하는 길이 있지 않을까 하는… 그쪽으로 슬며시 사라졌다가 어느 날 잊어버릴만한 때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오는 거겠지요… 다시는 이쪽으로 돌아오지 않는 것들도 있겠지만…”이라고 말한다. 

 

신명덕의 나무 작업에 매료하는 이유는, 작업자 감성의 배려나 능숙한 칼질에 앞서 죽은 나무의 최후의 모습을 확인 후에야 비로소 다듬기를 시작하는 '시간의 태도'에 있다. 잘린 나무지만 몇 년이고 목숨을 연명하는 게 나무라면 그 마지막 목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숨죽이고 지켜보는 게 목수이고 목작가다. 그 지난한 때를 기다릴줄 아는 신명덕이기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계절처럼 그를 기억하는 것이다.  

 

 

▲ 260x260x370mm 은행나무에 채색 2015

 

▲ 380x940x300mm 은행나무에 채색 2015

 

신명덕은 그동안의 작업에서 현실과 상상의 통로 역할을 하며, 단순함과 간결함 그리고 소박함의 미를 일깨워주었다. 그의 목조각을 통해 어린 소년의 상상력에서 시작된 상실에 대한 농밀한 사색에 잠겨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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