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칸디다 회퍼 개인전 <Candida Höfer>, ‘장소성’에서 ‘시간 혹은 시간의 흐름’을 기록하다

아트 / 강진희 기자 / 2020-09-08 22: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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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과 시간은 포착될 수 있다. 그것이 사진의 능력이다. 하지만 촬영 전에 그 공간을 체험해야만 한다.”

▲ Candida Hofer_artist profile

 

 

국제갤러리는 오는 9월 18일부터 11월 8일까지 부산점에서 칸디다 회퍼(Candida Höfer)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8년에 열린 <Spaces of Enlightenment>에 이은 국제갤러리에서의 다섯 번째 개인전으로, 부산 관객들과는 처음 만나는 자리다.

오랜 시간 회퍼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도서관, 극장, 혹은 박물관 같은 문화적 공공장소들의 내부 공간을 유의미한 시선으로 담아내는데 주력해왔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작가의 초기작과 신작들이 나란히 공개될 예정이어서, 사진 속 대상들의 시각적 면모와 더불어 공간 존재의 역사적인 깊이를 함께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작들은 1980년대부터 2017년에 이르기까지 평생 동안 지속해온 폭넓은 작업들을 통해 다양한 ‘장소성’을 묘사한다. 이러한 다양성에 지속적 주제 하나는 ‘시간 혹은 시간의 흐름’이다.

칸디다 회퍼는 특유의 정교한 구도와 완성도 갖춘 기술 및 기교로 현대사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 작가다. 그는 사진에 담고자 하는 대상들을 정확하고 균형 있게 포착해낸다. 그는 장소에 본래 존재하는 인공조명과 자연광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인위적인 조명 장비나 보정도 가미하지 않는다.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기 전, 회퍼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 자신이 카메라로 담아낼 장소를 관찰하고 세팅한다. 제한된 시간 내에 장소를 포착해야 하는 이유로, 작가는 다양한 구도와 그에 따른 조광을 사전에 철저하고 세밀하게 계산한다. 촬영이 끝난 후, 최종 결과물은 수많은 인화와 선정 작업을 거쳐 선발된다. 이렇게 하나의 이미지로 완성된 회퍼의 공간에 인간의 형상은 발견할 수 없다. 그러나 시각적으로만 부재할 뿐, 그 자체로 인간의 업적과 활동을 증명하는 사진 속 전경들은 자연스레 보는 이로 하여금 인간의 존재를 필연적으로 상기하게 한다. 

 

 

▲ Candida Hofer_Bolshoi Teatr Moskwa III 2017

 

 

▲ Candida Hofer_Ethnographisches Museum Lissabon I 1989

 

 

▲ Candida Hofer_Dom Melnikova Moskwa VIII 2017

 

 

▲ Candida Hofer_La Salle Labrouste - La Bibliotheque de lINHA Paris II 2017

 

 

지난 20여 년 동안 칸디다 회퍼는 특히 삼각대와 대형 포맷으로 대변되는 결과물인 거대한 프린트 작품으로 잘 알려졌다. 그러나 초기 작업 중 상당수는 소형 핸드헬드 카메라로 촬영되었는데, 작가는 최근 다시 이러한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를 통해 핸드헬드로 촬영한 작품들을 선보임으로써 기존의 대형 사진들과는 다른, 보다 자유롭게 공간에 접근하고자 하는 작가의 태도가 드러나는 이례적인 감상의 기회가 될 것이다.

<Ethnographisches Museum Lissabon I 1989>와 최신작인 두 작품 <Folds 2016>, <Tables 2016>은 모두 핸드헬드 카메라로 작업하였고, 이들 작품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한 축을 형성한다. 

 

작가는 "복잡한 사진술을 접하기 전까지 핸드헬드 카메라는 내게 주된 도구였다. 지금도 핸드헬드 카메라로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들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작업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사진이 찍히는 방식에만 적용될 뿐 이를 완성된 이미지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는 대형 이미지와 다를 바 없는 세심한 작업을 요했다.” 며 이번 신작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번 국제갤러리 전시는 회퍼의 초기작과 신작을 통해 작품이 표현하는 특정 공간에서의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그 작업 세계 내에서의 흐름까지 함께 포착할 수 있는 자리다. 사회적 역할과 역사적 맥락 등이 두루 조화를 이룬 다채로운 초상으로서의 공간, 그리고 그 이면의 도저한 시간은 특정 공간이 만들어진 시기 및 시대를 넘어 과거 역사의 레이어가 어떻게 공간의 특징을 구성하고 마침내 현대에 존재하고 있는지, 미래에는 어떤 모습일지를 피력한다.

작가에게 사진은 이러한 시공간을 둘러싼 추상적인 동시에 구체적인 존재성을 몸소 경험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매체다.

- 전시기간: 2020년 9월 18일(금) – 11월 8일(일)
- 전시장소: 국제갤러리 부산

 

자료제공: 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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