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인식에 대한 제고... 진효석 개인전 <VIBRANT GEOMETRY>
기하학적 요소를 드러내는 조각 작품
균제미를 갖춘 사각형 구성 연작 선보여
브루지에 히가이 갤러리 서울
2022년 1월 27일(목)–2월 19일(토)
육상수 칼럼니스트
ssyouk@woodplanet.co.kr | 2022-02-03 00:02:40
“내 작업에서 반사가 가지는 의미는 반사를 통해 거울의 효과처럼 외부의 이미지를 작품 안에 끌어들이고 작품 안에서 보여지는 파편화된 외부의 이미지를 통해 관람객이 있는 공간을 다른 방식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 – 진효석
진효석은 폴리카보네이트, 폴리우레탄, 플랙시글라스, 합판과 같은 공업재료를 절단하고, 접고, 채색하고, 조립함으로써 기하학적 요소를 드러내는 조각 작품을 만들어 왔다.
초창기 ‘접기(Origami)’ 연작은 판들을 중첩하고 절단하여 구조체를 만들고 그에 원색을 적용하여, 마치 평면의 종이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접기의 효과를 유도한다. 시각적으로 인식할 수 없는 뒷면을 전면에 함께 드러내거나, 세 면 이상이 겹쳐진 교차면에 추가적인 입체감을 주어 접기의 순서 관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형태들이 관계하는 맥락을 다층화한다.
그러한 접기의 구성에 따라 단면 또는 전체면에 단일한 색을 적용한 후에는 수겹의 바니시를 올려 광택과 깊이감 있는 효과를 택했는데, 극도로 명료하고 단순한 구성체를 추구함으로써 ‘지각의 조건’을 탐구하려는 듯 보인다.
이후 작가는 작업에 공간인식의 개념을 포함시켜 사각형 패널 작업들을 진행한다. 빛의 요소가 더해져야만 경계 지어진 면들 간 깊이감의 차이를 인지할 수 있는 구성을 통해 구조체의 자족적인 양감을 드러낸다.
정사각형을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말레비치에 대한 오마주 작품 을 비롯해 사각형을 다양하게 조합한 색면구성 작업들을 꾸준히 전개해 갔다. 2016 년 이후로는 사각형 이외의 다양한 형태들 뿐만 아니라 검은색을 작업에 사용하기 시작하며 보다 순수한 조형 요소를 실험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평면을 조각적으로 재구성한 초창기의 접기 연작부터 그 조형 원리의 연장선상에서 보다 균제미를 갖춘 사각형 구성 연작을 포함해, 공간을 보다 자유롭게 구성하는 선 드로잉 신작들까지 이어지는 조각적 실험과 그 바탕이 된 드로잉작들을 보여준다.
진효석 : 파리 제 8 대학(Université Paris 8 Vincennes-Saint-Denis) 컨템포러리 아트 및 뉴미디어학과를 졸업하였다. 20 세기의 예술가들이 백그라운드로 간주되던 것들을 공간의 전면, 시야의 전방으로 역전시켰다면 진효석의 조각은 공간과 시야의 사이를 미끄러지며 우리로 하여금 보다 단위화된 질료와 형태에 주목하도록 한다. 그가 제시하는 시각적/감각적 단서들은 관람자를 작품 안으로 그리고 공간 속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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