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가구] 목골지의(木骨紙衣) 책장
유재형 기자
woodeditor@woodplanet.co.kr | 2022-11-25 00:28:31
책장 제작에 있어서 재료는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을 고르는 것이 조선시대의 보편적인 방법이었다. 산출된 기물을 보면 그 지역 내에 흔히 있는 재료였으며, 그 지역의 기술로 그 지역에 쓰였던 것을 선택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배경에서 볼 때 재료와 재료를 사용하는 기술이 그 지역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은 극히 드문 예이다.
지장(紙欌) 재료인 종이는 나무와 더불어 쉬운 재료 선택이다. 목골지의(木骨紙衣)장은 주 골격이 나무이며 그 내부와 외부를 종이로 바름으로써 완성하는 장을 의미한다.
작은 크기의 함(函)인 경우 그 제작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틀을 만들어 종이를 바르는데 내구력이 충분하도록 여러 번 바르고 틀을 제거한다. 즉 나무가 들어 있지 않은 경우이다. 다른 하나는 나무 널[板材]로 원형 골격을 구성한 후 내부와 외부에 종이를 바르는 경우인데, 나무 골격 자체가 본체로서 포함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의 제작은 후자의 방법에서만 있는 셈이다. 전자의 경우, 여러 겹에 의한 절대적 내구력을 겸한 제작이지만 후자는 내구력과 더불어 표면 미감을 위한 치장으로 종이가 사용되었다.
목골지의 장은 널 구성이 아닌 목골(木骨)로 그 골격을 구성하는데, 바닥은 제외하고 살대 구성을 주 골격으로 하여 종이를 내외에 여러 겹 바른 장을 말한다. 그런데 이 여러 겹의 종이의 힘은 내구력과 더불어 균형을 완전히 고정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 여러 겹의 종이는 글을 썼던 종이로서 쓰임을 다한 것을 재사용했던 것이다.
그러나 장의 안팎에 드러나는 면은 쪽, 치자 등으로 물들인 색지를 쓰기도 하고 격조 높은 글씨, 혹은 그림 등을 붙이기도 한다. 표면의 아름다움까지 완성하는 데 종이가 주 재료로 사용된 것이다. 이런 제작 방식은 매우 오랜 연대부터 제작 사용되었는데, 종이로 표면 처리한 모든 장을 지장(紙欌)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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