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y of Eidos : 추상을 위한 절대 조형... 신다인 <구, Sphere>
편집부
woodplanet@naver.com | 2026-09-26 00:56:02
형태가 완성됨에 있어서 완벽한 예측만이 있을 수는 없다. 모든 것을 미리 결정하고 그 결과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는 가능성이 개입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예측하지 못한 것이 발생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나는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중요한 것은 우연 그 자체가 아니다. 그런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우연은 의지를 반대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작동하는 또 다른 조건이 되는 것이다. 이 작업은 예측 불가능함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제거하거나 원래의 계획으로 되돌아가는 대신,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다시 선택하는 과정 위에 있다.
하나의 선택은 또 다른 판단을 만들어 새로운 결정을 요구한다. 그렇게 형태는 미리 정해진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기보다 그 다음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순간의 생동으로 생성된다.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구는 이러한 생각을 담은 하나의 단위이다. 하나의 지점, 하나의 순간을 가장 작은 단위로 붙잡고자 했다. 수없이 많은 움직임이 한 지점에 응축된 상태로 다가온다. 구는 완결된 형태처럼 보이지만 시작과 끝이 없고 중심만 있을 뿐이다. 이 안에는 완결되기 이전의 수많은 선택과 우연들이 존재한다.
앞서 말했듯이 완성이라는 것이 모든 것을 통제한 상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란 통제할 수 없는 것과 내가 의도한 것이 함께 존재할 수 있는 상태의 반복에 가깝다. 나는 계속해서 그 지점을 향해 움직이지만 그것은 미리 정해진 모습이 아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조건 속에서 선택하고, 바라보고, 다시 선택하는 과정 속에서 잠시 도달하는 순간의 상태이다.
글: 신다인(작가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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