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이어받는 중국가구 < U+ Furniture> : 선에서 탄생한 가구
선에서 시작해서 선으로 끝나는 중국 가구 탐방에서 ‘곡선이 왜’라는 물음을 ‘곡선이 와’로 바꾸어버린 숍. 선을 타고 면으로 들어가면서도 끊임없이 분할되어 플러스 되어 있는 디테일에 놀랐다.
배우리 기자
woodeditor3@woodplanet.co.kr | 2018-03-03 08:11:47
간혹 알맹이는 없이 새로운 것만 추구하는 ‘현대’ 가구들이 자리하고 있는 부스도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박람회에 참여한 다수의 브랜드는 중국의 묵직한 전통이 지키고 있었다. 그 ‘전통 가구’라는 것의 유래가 우리처럼 몇 백 년짜리가 아니라 천 년을 이어온 것이니 아무리 21C 현대 중국이라고 할지라도 그 묵직함에서 자유로울 수도 없을 것이고 그럴 필요는 더더욱 없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직원들이 벨벳 옷을 입고 사람들을 맞이하는 U+는 널찍한 공간에 여유롭게 가구를 배치해서 가구의 선들이 더 살아나는 곳이었다.
설계
그의 디자인 인생에서의 좌절과 부활은 중국의 근대 설계사(史)와 맥을 함께 한다. 그는 그에 대한 짧은 브리핑을 해주었다. 80년대에는 중국에 ‘디자인’의 개념이 없었고, 90년대에는 남의 것을 베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서야 디자이너들이 ‘우리 것’을 어떻게 복권할 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리고 현재 유명한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중국의 생활방식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셴바오홍도 그 중 한 명이며, 말하자면 현대 중국의 디자인 문화는 15년 정도 된 것이다. 20세기 잠시 끊긴 ‘추안통(傳統)’은 그렇게 부활했다. 그러고 보면 요즘 박람회에 전통의 바람은 썩 오래 된 것이 아니다. 모르긴 몰라도 서방의 것들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한스 베그너의 의자도 알게 되면서 전통이 역수입된 면도 있지 않을까. 까만 아프리카 흑단으로 딱 2점을 만든 아끼는 의자도 권의(圈椅)의 변형인 것을 보면 그들의 자부심의 원천에 서양의 인정도 한 몫 거들었을 것이다.
선의 미학
박람회에서 가장 많이 본 것 중 하나는 너울거리는 ‘산’이다. 최소 3겹으로 된 산등성이의 선은 그림에도, 파티션에도 가구에도 있었다. 그런 선은 가구에도 물론 있다. ‘중국 스타일’이라고 하는 것의 가장 큰 특징은 권의의 등받이에서 팔걸이까지 떨어지는 유려한 곡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곡선의 전통, 중국 가구의 전통은 좌식에서 입식 생활로 전환된 송나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명대에 목공을 위한 정밀한 도구들이 갖춰지면서 입식 생활이 확립되고 더 정밀한 가구들이 생산되었지만 송대의 문인들은 현대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간결한 가구의 디자인을 이미 완성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곡선이 사랑받는가에 대한 물음에 디자이너는 수세기 동안 알게 모르게 중국인들에게 박혀온 아니면 원래 박혀있던 곡선에 대해 늘어놓았다. 그는 납작한 유화 붓과 끝이 뾰족해지는 동양의 붓을 그려 곡선의 필연성에 대해 설명했다. 돈황 벽화의 수렵도와 같은 그림에서도 곡선은 총총거리며 너울진다. 곡선은 중국인들과 함께 해왔고 이제는 그 기원을 따질 것 없이 완전히 뼈 속까지 들어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김치가 왜 좋은지 우리에게 묻는 것과 비슷한 질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곡선을 디자이너는 가구 만드는 사람의 사람에 대한 관심과 연결 짓는다. 팔걸이에 팔을 걸쳐 보이며 관절까지 신경 씀을 보였다. 테이블 상판의 곡면도 마찬가지로 그에게는 인체를 배려하는 필수조건인 것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곡선이 주는 즐거움은 아름다움이다. 유플러스의 가구들은 가느다란 곡선과 면이 조화를 이루어 비례가 흠 잡을 곳이 없어보였다. 거기에 가구 요소요소에 숨은 기능까지 더해 본연의 쓰임에 충실하기까지 하다.
유플러스는 선의 미학을 통해 2014년에는 이 박람회에서 ‘베스트 오리지널 디자인/디자이너’상과 ‘골드 아이디어 디자인’ 상을 거머쥐고 그 다음 해 ‘골드 아이디어 스페셜’상과 ‘베스트 아이템 디자인’ 상을 수상하였다. 당분간 아니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중국에서 곡선은 살아남을 것 같다. 쿵푸처럼 부드럽지만 강한 중국의 힘이니 말이다. 묻지는 않았지만 ‘U+’는 삶을 풍부하게 해주는 곡선을 기리는 이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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