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나전(螺鈿)...종류와 전통기법의 비밀
편집부
woodplanet@naver.com | 2025-05-23 11:02:12
나전은 우리의 것 중에 가장 주목해야 할 귀한 부분이다. 그러나 부족한 너무 점이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부족한 점은 실물 자료의 확보 부족과 그 연구 진행 등을 들 수 있다.
나전의 종류
나전의 이해 편의를 위해 그 종류를 세 가지로 나눈다면 세절패편(細切貝片), 곡패편(曲貝片), 평패편(平貝片)으로 나눌 수 있다.
<세절패편>
작은 기물에 치장되는 나전으로 가장 작은 패편을 말한다. 꽃을 이루고 덩굴을 이루는 최소 단위의 매우 작은 크기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조밀한 조각들을 통해 도안 구성을 이루는 데에는 매우 섬세하지 않으면 안되는 노력이 아울러 필요했다.
이러한 제작은 조밀한 단위편(單位片)을 같은 모양으로 산출할 수 있는 방법이 우선 뒷받침되어야 용이한 일이다. 말하자면 패편 재료 준비 및 패편 시문 등이 매우 섬세해야만 가능한 일인 것이다. 그런데 패편에 가는 선을 그린 각刻을 침각이라 하는데, 너무 작은 패편이므로 그 표현에 있어 큰 비중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가끔 어떤 기물의 가장 크다는 꽃잎 편같은 데에 부분적으로 표현되어 있을 정도이다.
<곡패편>
곡패편은 넓은 치장에 휘어진 곡패를 그대로 사용하는 패편이다. 얻을 수 있는 최대치의 패貝를 하나의 선별된 재료 패편으로 이용하는데, 세절패편이 패의 부분 선별에 의해 취해진다면 곡패편은 기초 패편 자체의 재료가 상이하게 큰 것이다. 이것은 주로 함函에 시문되어 있는데, 얕은 높이의 사각형 모양에, 덮개 부분인 뚜껑 역할을 하는 상체가 본체를 감싸며 포개지면서 닫히는 함에 많이 시문되어 있다.
덮개인 상체는 본체보다 큰 크기로 나전의 도안 구성 모양이 외형에서 보이는 모든 면에 시문되었다. 도안된 모양을 자연스럽게 연결 표현하는 데 가장 합리적인 형태 적용이라 할 수 있다. 이 함 외에도 장석을 이용한 상·하가 맞닿으며 여닫히는 함에 같은 도안 형식이 시문된 것이 있다. 특정한 함류(函類)에 실리 용도와 함께 효과적인 시문 대상으로 여겨진다.
나전 시문에 있어서 패편과 동선銅線·은선銀線 등의 재료 병합 사용이 없어지고 점차적으로 단일 패편 재료로 치장된 점이 세절패편 시문양식과 다른 점이다. 곡패의 넓은 패편은 기초 단위 패편이 큰 만큼 좋은 색패(色貝) 선별에 치중되었고, 인위적 색을 가하지 않은 자연패(自然貝)로써 최대치를 적용하였다. 그런데 시문에 있어서 평면을 접착하기 위한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
말하자면 실리 최대치 패貝는 원재료가 둥그레 휘어 있는 것이므로 접착시 깨지면서 접착되는데 이 방법을 타발법이라 한다, 그 깨진 금을 감추지 않고 도리어 도자기의 빙렬(氷裂)처럼 표현하여 깨진 선을 미美에 포함한 것이다. 과감한 시문이었던 것이다.
<평패편>
▲ <퇴침> 평면 편片이 시도되면서 사실 묘사가 여러 기물을 통해 산출되었다.
동시에 점과 선을 함께 시문, 묘사함으로 더욱 좋은 효과를 이루었다. 23.5×9.5×9.5
평패편은 패편 접착시 곡패편처럼 깨지면서 시문되어지는 것과 달리 평접착 시문이다. 펴 연결로 인한 방해 받지 않고 표현하고자 하는 도안에 치중하여 발달되었으며, 패편을 연결 시문하더라도 연결 부분이 잘 보이지 않도록 하며 간격을 좁혀 접착하였다. 표현된 도안은 대부분 사실 묘사의 것으로, 그 묘사에 가는 각[細刻]인 침각을 통하여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도안이 되었다.
즉 잇는 패라 할지라도 침각을 통해 전체 묘사에 방해되어 보이지 않는 또 다른 패편 시문 방법인 것이다. 표현된 도안은 산수, 화조, 장생문양 등이었는데, 그림 보듯 표현했으며 동시에 패선편을 이용하여 자연스런 선을 사용했다. 이 직선 패편은 문자 표현이나 거북등 모양 도안[龜甲文], 연결 문양의 도안 등을 시문하는 데 매우 발달된 패 활용 작업이었던 것이다.
이 패선편만으로도 산수 풍경을 그려 내기도 하는 그 유연한 선은 또 하나의 나전의 발달된 모습인 것이다. 그 외에도 사실 묘사에 있어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부분이면 점點과 선線을 함께 시문하기도 하였다.
이 평패편은 과거에 함류 외의 다른 용도의 기물에 도 표현되었는데, 빗첩, 필통, 연상, 소반, 반짇고리, 베개마구리, 자, 실패 등의 많은 부분에 다양하게 쓰였었다. 목가구 부문에는 관복장, 농 등에 시문되었으나 농에 편중되었으며, 그러나 다른 가구 부문에 비해 그 수량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요즘에 와서 우리의 나전은 패 재료의 적용, 미의 구성 등 표현에 있어 과거의 것에 도달치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그다지 빛을 발하고 있지 못한 이유를 찾아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글: 정대영(동인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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