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이종석이 기록한 <한국의 목공예>...밀도 높은 전통 수집서
정인호 기자
woodeditor3@naver.com | 2025-05-23 11:17:28
<한국의 목공예>는 출판사 ‘열화당’에서 미술의 대중화를 위해 꾸준히 출간하는 ‘미술 시리즈’의 12번째 책이다. 총 두 권으로 구성된 이 단행본에는 한국 전통 목공예의 위엄과 가치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사학을 전공하고 호암갤러리 관장을 역임했던 저자 이종석은 한국 문화를 외국인에게 이해시키려는 취지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 책에는 목칠공예에 대한 설명이 상세히 담겨 외국인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도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뿐만 아니라 각각의 공예품에 대한 주석이 자세히 적혀 있어 전문가들에게도 알찬 정보가 된다.
먼저 상(上)권에서는 한국의 자연과 생활이 엿보인다. 선비 문화의 유례, 내실 가구의 성격, 각종 문양의 변화 등 목공예의 다양한 요소에 대해 심도 있게 접할 수 있어서 전통공예의 일반적인 특성에 대한 이해가 수월해진다. 한편 하(下)권에서는 풍부한 사진으로 글의 이해를 한층 높인다. 작은 방에 놓이는 협소한 책상부터 마루방이나 별당에서 사용하던 활대한 서안까지, 한 가지 품목에서도 각양각색의 공예가 완성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일반적인 규격이나 형태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머릿장과 같은 경우, 대개 높이 80m 미만으로 제작하며 겉은 옻칠로 도장하고 안은 다홍색 종이를 바른다. 이는 좌식 생활에서 앉은 채 물건을 넣을 수 있는 규격이다. 저자는 구체적인 자료와 설명을 통해서 목가구 제작은 사용자의 생활양식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이밖에도 <한국의 목공예>에서는 사방탁자, 문갑, 뒤주, 궤, 떡살 등 다양한 공예품들이 어떠한 나무로 어떠한 배경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접할 수 있다.
흑백 톤이 지속되는 이 책이 일반 독자들에게는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삽화들을 천천히 음미하다 보면 각종 유물을 수소문해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시대의 흐름과 경향을 올곧게 지켜내고자 노력한 지은이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물론 목가구 입문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 자료제공 열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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