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개는 여전히 새롭고 신선하다...가구 디자이너 이삼웅
오예슬 기자
woodeditor3@woodplanet.co.kr | 2023-07-28 12:26:14
지금의 이삼웅 작가를 있게 한 작품은 명실공히 <옥토퍼스 시리즈(Octopus-series)>다. 비정형적인 원목 덩어리에 전통적 소재로 인식되는 자개를 접목함으로써 전통과 현대를 잘 버무렸다는 평이다. 전통을 오브제라는 조형언어로 해석한 그 깊이 때문에 전통에 대한 일차원적인 접근과는 확실히 길을 달리 한다.
가구는 어느 각도에서나 모습이 다른 유기체적인 형태를 하고 있다. 그 위를 어느 각도에서나 빛깔이 다른 자개가 조밀하게 덮고 있다. 생명체와 같은 형태와 영롱한 자개는 빛을 받았을 때 상호작용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생물체가 몸을 유연하게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을 얻게 된다. 자개가 지닌 찬란한 빛깔을 극대화시킨 효과가 바로 이런 것. <옥토퍼스>라는 가구의 이름은 주변 환경에 따라 몸 색깔을 바꾸는 문어의 신비로운 에너지를 기억하게 한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자개는 시각적인 자극을 준다. 때문에 익히 알던 자개가 아닌 전혀 새로운 물질로 다가온다. 전통가구에서 장식 요소로 부차적으로 사용된 것을 전면으로 끌어와 완전히 다른 성격을 입힌 것이다. 원목과 함께 사용된 FRP, 레진과 같은 재료가 지닌 인공적 광택과도 위화감 없이 어울리는 것을 볼 때 <옥토퍼스>는 자연물과 조형물 사이 완벽한 지점을 파고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삼웅 작가의 주요 작업은 역시 나무를 만지는 일이다. <옥토퍼스>가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었지만 그것 역시 작가의 정체성을 이루고 있는 목가구 중 하나일 뿐이다. 존재만으로도 힘이 느껴지는 오브제적인 가구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이삼웅 작가는 2008년 홍익대학교 목조형가구학과를 졸업한 이삼웅 작가는 원목을 소재로 한 오브제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 그의 대표작인 <옥토퍼스 시리즈>가 해외 페어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국내외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 가구로서의 가구를 벗어나 공간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조형으로서의 가구를 지향한다.
[ⓒ 우드플래닛.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