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에 던지는 도발적 질문, 신간 『전통의 편집』

편집부

woodplanet@naver.com | 2026-07-08 13:09:00

 

 

신간 『전통의 편집』(최범 저)은 통해 그동안 우리 사회가 맹목적으로 신성시해 온 ‘전통’의 실체를 해체하고 그 이면에 숨겨진 근대적 메커니즘을 파헤친다.

‘한국인에게 전통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왜 이토록 전통에 집착하는가’라는 질문에 저자는 우리가 흔히 유구한 역사의 산물이라 믿는 전통의 상당수가 사실은 ‘근대’라는 시공간 속에서 발명되고 편집된 정치적·문화적 산물임을 주장한다.

책에 따르면 한국 전통은 과거에 실재했던 사실 그 자체라기보다는, 현대인들이 현재의 결핍을 메우기 위해 끊임없이 ‘희망하는 것’을 투사하여 만들어낸 ‘이상화된 유령’에 가깝다. 또한 국가나 권력이 지배 담론으로서 전통을 어떻게 ‘편집’하고 대중에게 주입해 왔는가, 관제 축제, 표준화된 전통예술 그리고 일상에 깊숙이 침투한 국가주의적 에토스가 어떻게 우리를 무비판적인 전통 숭배자로 만들었는지 그 과정을 낱낱이 보여준다.

하지만 저자의 목표는 단순히 전통의 가치를 폄하하거나 파괴하는 데 있지 않다. “전통이 현재의 산물임을 명확히 ‘앎으로써’, 비로소 전통을 더 잘 이해하고 주체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해방의 메시지도 담았다.

전통은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근대의 편집물임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전통의 노예가 아닌 ‘편집자’의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는 점이다. 한국 사회가 무비판적인 신성시와 민족주의적 강박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의 삶에 필요한 문화적 자원으로써 전통을 자유롭게 재해석하고 편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저자 ‘최범’은 홍익대 산업디자인과와 대학원 미학과를 졸업했다. 《월간 디자인》 편집장, 한국공예가협회 사무국장, 민예총 문예아카데미 기획실장, 2005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 을 지냈다. 디자인, 공예, 미술 등 시각예술 전반에 걸친 비평 활동을 하고 있으며. 8권의 디자인·공예 평론집과 3권의 디자인 교양서에 더하여 한국 근대 연구 3부작인 『문제는 근대다』, 『이상한 나라, 대한민국』, 『우리는 왜 여전히 전근대적인가』를 출간했다.

 

[ⓒ 우드플래닛.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