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작가 서도식 개인전≪12월의 초대≫...홍시와 새들이 유혹하는 자연의 테이블로 초대

- 기존 작업인 항아리를 비롯해 감과 새를 소재로 한 테이블웨어도 선보여
- 금, 은, 동 등의 비철금속과 일부 철을 활용한 금속공예와 옻칠기법의 결합
- 12월 16일부터 27일까지 오매갤러리(삼청동)에서 열려

강진희 기자

woodeditor2@woodplanet.co.kr | 2025-12-15 14:16:35

▲ 서도식, 홍시 2025, 황동 옻칠, 48x48x4cm, 2025

 

변함없던 작업실 공기가 사랑스럽고 애교 덩어리였던 포순이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어둠과 축축함으로 무거웠던 한순간을 제외하면 늘 한결 같았던 것 같다. (…) 여기저기 흩어졌던 미완의 작품들을 힐끔거리면서 지나치기만 하다가 본격적으로 덮인 먼지를 털어내 본다. 관심 밖으로 밀려났던 은기(銀器)들을 세척하고 보니 뽀얗게 속살을 드러낸 그 모습이 새삼 반갑다. (…) 겨울밤은 동지 섣달 그믐처럼 공허한 메아리로 흩어지는 지난 기억들을 기대와 소망으로 다시 채워주는 내밀한 사유의 시간이어서 좋다. 고요하고 캄캄한 밤 등잔불 하나에 몰입되어 몽상가 바슐라르를 소환할 수 있어 더 좋다. (서도식 작업노트)

금속작가 서도식은 12월 16일부터 27일까지 오매갤러리(서울 삼청동)에서 ‘12월의 초대’라는 주제로 13번째 개인 작품전을 연다. 

 

▲ 서도식, 새와 잔, 은, 13x10x7cm(새), 2025

서도식은 오랫동안 축적되어 온 금속공예 기술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현대미술의 흐름 안에서 그만의 창조적이고 독특한 미감의 작품들로 여전히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그의 작품들 속에서는 즉흥적인 판금 행위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으며, 다양한 질감과 옻칠 색채의 과감한 표현으로 형태의 고유한 이미지를 독특하게 표현하고 있다.

자연을 가까이하면서 더불어 잘 지내왔던 증거들을 은유적 이야기로 구성하여 작품에 담아 온 기성작업과 유년시절 정서적 공감을 유발하였던 감과 새를 모티브로 한 신작이 새로 선보인다.

 

▲ 서도식, 감감감, 동 은 금박, 45x50x15cm, 2025

갤러리의 지하 공간에서는 최근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작업해 왔던 금속 항아리의 입체 및 평면 부조 작품들이 관람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으며, 1층에서는 자연을 모티브로 한 다채로운 모습의 테이블웨어와 실내 장식물들이 추억의 시간으로 이끈다. 새를 닮은 은재(銀材) 그릇과 은색 잔, 쟁반에 소복히 담긴 홍시들, 그리고 방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어둠을 밝히고 있는 감 등잔은 깊어가는 겨울밤을 정겨운 감성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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