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코펜하겐 Barr, 당신은 식당에서 무얼 먹나요
요리사 르네 레드제피(Rene Redzepi)의 Barr
지역 음식, 음료에 깃든 역사와 문화까지 보여줘
덴마크 장인정신과 목공예로 채운 공간
배우리 기자
woodeditor4@woodplanet.co.kr | 2019-03-18 15:41:11
세계적으로 유명한 레스토랑 노마가 있던 자리에 지난 7월, 요리사 르네 레드제피(Rene Redzepi)의 Barr가 오픈했다. 스노헤따는 노마라는 과거의 상징적인 공간을 살리는 신선한 접근 방식을 고안하기로 했다. 이곳은 깔끔하고 희게 정제된 북유럽 디자인을 지향하지 않았다. 식당 전체는 오래된 건물을 살린 낡은 부분과 새로운 부분들의 대조와 병치로 이루어져 있어 레스토랑 곳곳에서 강렬한 대조를 조우할 수 있다.
먼저 방문객이 레스토랑에 발을 들여놓을 때 따뜻한 참나무 바닥을 만남과 동시에 거칠고 차가운 돌벽을 만나게 된다. 이 식당에서는 시간 뿐 아니라 온도도 오갈 수 있다. 육중한 나무를 쌓아 만든 바는 길게 뻗어있는데 앞 부분의 나무들은 정직한 육면체가 아니라 쌓인 덩어리가 푹 깎여 있어 항구도시 괴팍한 주인장이 있는 선술집을 떠올리게 한다.
레스토랑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현지 기술과 현지에서 조달된 재료들이다. 이 곳에 쓰인 대부분의 참나무는 바르의 문에서 50킬로미터가 채 안 되는 덴마크 북부의 국유림에서 자란 것으로, 이 단단한 나무를 가지고 인테리어 요소들의 제작한 것은 맬트 곰슨(Malte Gormsen)이다.
천장의 곡선 보와 통나무 바, 커피 및 와인 바, 아이스 버킷이 달린 탁자, 캐비닛, 바 스툴(라켈 칼스도티르 디자인), 높은 테이블과 사각 테이블 등은 모두 맬트 곰슨에서 제작된 것이다. 식당의 일부가 된 새 나무들에는 조각적인 요소가 들어있다. 어떤 것은 둥글게 패인 것도 있고 살짝 접었다 편 종이 같은 모양도 있다.
이것들은 수제가 아닌 육중한 통나무와 널빤지도 쉽게 조각하는 5축 CNC 기계 솜씨다. 식당 입구 옆에 자리한 커다란 입(?)간판도 그렇게 태어난 조각으로 ‘Barr’ 글씨와 함께 입구 문지기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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