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의 오래된 미래...북유럽 가구 디자이너 ‘보르게 모겐센’
김수정 기자
woodeditor2@woodplanet.co.kr | 2025-01-29 17:36:25
북유럽 가구는 액세서리로 치면 장식 없는 진주 귀고리다. 17세기 그림 <진주 귀고리 소녀>의 왼편 얼굴에 빛나던 진주가 스트라이프셔츠에 스키니진을 입은 요즘 아가씨들의 귓불에도 멋지게 어울리듯, 나무의 원형을 단순한 조형으로 구현한 북유럽 가구들 또한 백년 후에도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터.
‘더 스페니쉬 체어(The Spanish Chair)’는 덴마크를 대표하는 가구 디자이너 보르게 모겐센이 스페인 여행 중에 영감을 받아 만든 의자다. 원목 프레임에 등받이와 좌판 부분에 가죽을 덧댄 이 의자는 64년 전 디자인 된 가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트랜디 해 조금 놀랍기까지 하다.
올해는 보르게 모겐센이 탄생 111주년을 맞은 해다. 가구 제작자의 아들로 태어나 그 역시 가구를 공부했고, 스승 카레 클린트 Kaare Klint의 영향을 받아 한평생 실용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선이 돋보이는 가구를 만들었다. 실용과 기능성에 대한 고집이 어찌나 강했는지 셔츠 사이즈까지 측정해가며 ‘쓰기 편한 가구’의 사이즈를 계량화 하고자 애쓰기도 했다.
그의 탄생 맞아 조국 덴마크에서는 그를 기리는 기념우표를 만들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여전히 그의 가구를 사랑한다. 잊히는 것이 진정한 죽음이라면 그는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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