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 비컨에서 첫 개인전 《양혜규: 통通》 개최... 오행사상을 바탕으로 미술관 두 개 층의 건축 공간을 연결하는 대규모 신작

작곡가 윤이상의 사중주 「영상」(1968)에서 출발해, 오행사상의 방위와 색채가 상응하는 원리를 작품의 배치, 색채, 움직임을 통해 조형적 언어로 확장한 신작 선보여

장상길 기자

woodeditor1@woodplanet.co.kr | 2026-10-12 21:10:45

현대미술가 양혜규가 미국 뉴욕주州에 위치한 ‘디아 비컨Dia Beacon’에서 개인전 《양혜규: 통通Haegue Yang: Through》을 개최한다. 두 개의 층에 걸쳐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양혜규가 디아 비컨과 함께하는 첫 개인전이다. 이는 한 작가가 미술관 건물의 상하로 중첩된 건축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새로운 작품군을 구상한 최초의 사례이다.

미술관이 속한 디아 재단(Dia Art Foundation)은 1974년 설립 이래, 규모나 범위의 제약으로 실현되기 어려웠던 예술가들의 선구적이고 야심찬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하는 ‘매개자’로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러한 재단의 취지를 담아 그 이름 역시 그리스어로 ‘통하여through’를 뜻하는 ‘Dia(διά)’에서 유래했다. 기관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는 이번 전시에서는 양혜규의 커미션 신작 네 점을 선보인다.  

 

▲ 〈축류軸流Axial Flow〉, 2026 (detail) / 《양혜규: 통通》 전시전경, 미국 뉴욕주 디아 비컨, 2026. © Haegue Yang / 사진: Bill Jacobson Studio, New York, Courtesy of Dia Art Foundation,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작가는 서로 다른 원리와 요소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연결되고 순환하는 관계 속에서 하나의 총체를 이룬다는 동아시아 오행사상五行思想의 원리를 작품의 배치와 색채에 적용하여,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전시의 구조 안에 드러낸다. 또한 경사면에 자리한 건축물의 특성을 고려해 지상과 지하에 놓인 작품들이 서로 연결되고 상응하도록 배치함으로써 독특한 땅의 구조를 드러내는 동시에, 전시 전체가 한눈에 파악될 수 없도록 동선과 시각적 관계를 설계했다.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아방가르드 작곡가인 故 윤이상(1917–1995)이 자리한다. 윤이상은 양혜규의 초국가적이고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상상력을 매개하는 인물로, 그의 사중주 「영상Images」(1968)은 전시를 구성하는 네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

「영상」은 윤이상이 1963년 북한 방문 당시 접한 고구려의 강서대묘 고분벽화 사신도四神圖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벽화에 등장하는 네 마리의 신화적 동물들—현무, 청룡, 주작, 백호—의 방위와 그 방위를 상징하는 색채(검정, 청색, 붉은색, 흰색)를 각각 악기(플루트, 오보에, 바이올린, 첼로)에 대응시켜 음악적으로 형상화한 사중주다.


▲ 〈소리장場Sonic Field〉, 2026 (detail) / 《양혜규: 통通》 전시전경. 미국 뉴욕주 디아 비컨, 2026 © Haegue Yang / 사진: © Haegue Yang,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이번 전시를 기획한 조던 카터Jordan Carter 큐레이터는 “《통通》은 투명성과 불투명성, 지상과 지하, 근대와 선사, 미니멀과 맥시멀이라는 이중적double 대화를 단계적으로 풀어낸다. 작가가 오랫동안 탐구해온 윤이상이라는 인물을 중심에 두고, 추상이라는 형식을 통한 역사의 전달방식을 사유하는 한편, 장소라는 개념을 물리적, 문화적, 상징적 관계들이 교차하는 장場으로 새롭게 조망한다. 전시 제목이 암시하듯, 그의 작업은 건축적 통로이자 매개체로 기능하며, 윤이상을 디아스포라적 사고와 논리를 매개하는 하나의 대리자로 위치시킨다. 또한 양혜규는 신화, 음악성, 운동성을 통해 미니멀리즘과 포스트미니멀리즘의 형식 언어를 복합적으로 확장하고,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며 펼쳐지는 하나의 드라마에 참여하도록 관람객을 초대한다.”고 밝혔다.

《양혜규: 통通》은 한국국제교류재단, 국제예술문화재단, 삼성문화재단의 주요 후원으로 개최되며, 전시는 2026년 10월 10일(토) – 2028년 6월 12일(월)까지 미국 뉴욕주 디아 비컨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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