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 개인전 《GARDEN BLUE, 꽃이 아닌 꽃》… 무위자연(無爲自然)으로의 초대

예술은 무엇이며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푸른 질
갤러리마리 창립 10주년 기념 기획전
2025년 4월 30일(수) –6월 13일(금)까지 열려

강진희 기자

woodeditor2@woodplanet.co.kr | 2025-05-07 21:39:39

▲ 김선형, Gardenblue, 2025, 한지에 혼합재료, 61x61cm

 

김선형 작가의 갤러리마리 3번째 개인전이면서 갤러리마리의 창립 10주년 기념 《GARDEN BLUE, 꽃이 아닌 꽃》전시가 열린다.


"예술은 무엇이며, 우리는 예술 앞에서 어떤 존재로 서 있는가?" (정마리 갤러리마리 대표)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꽃이 아닌 꽃'이라는 역설적 제목을 선택했다. 이는 ‘도가도 비상도(道可道非常道)’, 이름 붙일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니라는 노자의 가르침이 김선형 회화의 형상 이전의 본질을 추적한다. 

 

▲ 김선형,  Gardenblue, 2025, 한지에 혼합재료, 61x61cm

 

김선형 작가는 상투적인 꽃을 그리지 않는다. 붓질과 색, 여백과 흐름으로 말해질 수 없는 꽃을 표현한다. 그는 이름 붙이기 이전의 감정, 언어화되지 않은 존재 상태를 포착하려 시도한다.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처럼 정해진 목적이나 형식 없이 자유롭게 유영하는 그의 회화는 밑그림 없이 그려진 즉흥적 붓의 움직임으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흐름을 따른다. 그의 그림은 어떤 완결도 선언하지 않고, '이미 꽃이면서도 아직 꽃이 아닌 것'의 경계에 머문다. 

 

▲ 김선형, Gardenblue, 2025, 한지에 혼합재료, 61x61cm


전시는 우리가 잊고 살았던 잠재된 기억, 정서의 깊이, 마음의 진동이 머무는 무형의 공간에 이르러 절정을 이룬다. 울트라 마린의 짙은 파랑은 색이 아니라 감각이고, 시간이며, 감정이다. 이 푸른색은 단일한 색조가 아닌, 시간과 움직임을 담은 색이자 감정의 진폭을 보여주는 안료이며 사유 그 자체다.

김선형의 그림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깊은 세계로 들어가는 문 앞에서 머무는 감정의 풍경이다. 그의 회화는 깊은 시(詩)이며, 그 자체로 철학이다. 동시에 우리 마음의 어느 푸른 정원을 향한 초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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