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호: 무한변주》 개최, 예술 전방위로 확장한 도자 세계의 진수

한국 현대 도예의 선구자 신상호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회고전
흙의 예술가 신상호의 60여 년 조형 실험과 도전의 여정 조명
전통 도자에서 조각, 회화, 건축 등 경계를 넘나드는 도자 예술 작품 90여 점, 아카이브 70여 점 소개
11월 27일(목)부터 2026년 3월 29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김수정 기자

woodeditor2@woodplanet.co.kr | 2025-11-26 21:45:06

▲ 신상호 작가

 

한국 현대 도예의 선구자 신상호의 회고전 《신상호: 무한변주》를 11월 27일(목)부터 2026년 3월 29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60여 년간 흙으로 보여준 작가의 조각적·회화적 창작 여정을 조명하면서 한국 현대 도예의 확장된 범주를 소개한다.


신상호(1947~)는 한국 현대사의 흐름 속에 사회와 미술의 변화에 호응하며 흙을 매체로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온 대표 작가이다. 1960년대 경기도 이천에서 장작가마를 운영하며 전통 도예의 길에 들어선 그는, 이후 시대의 변화와 내면의 예술적 탐구심에 따라 도자의 경계를 확장하며 흙의 세계를 다채롭게 펼쳐왔다.

전시는 한국 도자의 전통적인 형식과 의미를 해체하는 동시에 새로운 질서를 세워온 작가의 여정을 보여준다. 신상호는 산업 고도화 시대 민족적 가치가 강조되던 시기, 전통 도자를 제작하며 장인이자 산업 역군으로서 정체성을 모색했고,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한 국제화의 물결 속에서 도예의 전통적 규범을 과감히 넘어서며 ‘도자 조각’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 신상호, 〈구운 그림-마스크〉, 2006, 혼합토, 50×50×1×(16)cm, 작가 소장

 

이후 21세기 다변화와 혼성의 시대를 맞아 ‘도자 설치’와 ‘건축 도자’ 작업을 통해 미술과 건축의 경계를 넘나드는 개방적이고도 융합적인 시도를 이어갔다. 2020년대에 이르러서는 오랜 시간 탐구해 온 흙을 전복적으로 사유하며 ‘도자 회화’를 선보이면서 현대 도예의 지평을 확장하고, 예술가로서 자유주의적 태도와 실험정신으로 끊임없는 도전의 궤도를 그려왔다.

전시는 5부로 구성되며 신상호의 60여 년간 흙의 여정이 담긴 도자 90여 점과 아카이브 70여 점이 전시된다.

 

▲ 신상호, 〈구운 그림-조각보〉, 2008, 혼합토, 250×1600×1cm, 작가 소장

 

1부 ‘흙, 물질에서 서사로’에서는 1960-1990년대 신상호의 전통 도자 세계를 조명 하고, 2부 ‘도조의 시대’에서는 1986년부터 선보인 신상호의 도자 조각, 도조(陶彫)를 선보인다. 3부 ‘불의 회화’에서는 2001년 이후 선보인 신상호의 건축 도자의 실험성을 600여 장의 도자 타일과 건축 아카이브를 통해 조명한다. 4부 ‘사물과의 대화’에서는 1990년대부터 시작된 타문화의 옛 물건의 수집과 이를 통한 창작활동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5부는 ‘흙의 끝, 흙의 시작’으로 2017년부터 흙판을 금속 패널에 부착하고 다채로운 색을 입히는 도자 회화를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연계 교육프로그램인 〈흙에서 태어난 상상동물〉도 마련되어 있다. 작가의 대표작 〈아프리카의 꿈〉(2000- )을 모티브로 참여자들이 상상의 동물을 직접 도자 조각으로 창작해 보는 활동이다. 미적 대상이자 조형 재료로서의 흙의 촉감, 상상력, 유희, 불에 의한 변환 과정을 밀도 있게 경험하도록 기획하였다. 참여자의 완성된 작품은 전시 기간 내 전시되어 관람객과 공유될 예정이다. 

 

▲ 신상호, 〈구조와 힘-이드〉, 2003, 혼합토, 147×50×45×(24)cm, 작가 소장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한국 현대 도예의 역사를 이끌어 간 신상호 작가의 전작을 다룬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역대 최대 규모의 도자 작가 개인전”이라며, “신상호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통해 흙이라는 물질의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한국 현대 도예에 대한 시각이 확장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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