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작은집이 큰집이다...「일본 도시의 작은주택 그리고 전원주택2」

강진희 기자

woodeditor2@woodplanet.co.kr | 2025-12-28 21:54:11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어떤 면에서는 큰 것보다 작은 것을 만드는 게 훨씬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집도 그렇다. 집이 작다는 것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즉, 공간이 협소하므로 원하는 어떤 공간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빠진 공간을 보충하기 위한 과정에서 독특한 주거공간이 탄생하기도 한다.

도쿄 중심부에 있는 ‘T자형 주택’은 젊은 부부가 주거 겸 작업실로 사용하는 공간이다. 약 21평의 좁은 공간에 아내와 남편 각각의 작업실과 둘의 생활공간이 모두 있어야 했으므로 세로 방향의 활용도가 높은 주택이 되도록 설계해야 했다. 그래서 마치 서가와 같은 형태로 설계했고, 서가로 구성된 각 층의 공간에 가구를 배치해 주방ㆍ거실ㆍ침실 등의 공간을 만들었다. 또 서가의 프레임은 공간에 따라 난간이나 문지방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옷장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계단의 역할은 캐비닛과 상자들, 사다리가 하고 있다. 보통 좁은 부지에 층을 올릴 때는 계단을 공간 구성의 핵심이 되도록 배치하는데, 이렇게 계단을 구조에서 떼어내 더 다양한 공간을 한정된 주택 내부에 채워 넣을 수 있었다. 

 

 


카나가와 현 히요시에 건축된 주택은 2층에 넓은 통유리를 사용해 주택 주변의 시립 공원을 마치 주택의 정원과 같이 사용하는 효과를 냈다. 침실과 태어날 아이들의 방, 보관 용도의 공간 등 사적인 방과 출입구가 배치된 1층은 2미터 10센티미터의 낮은 높이의 천장으로 돼 있고, 거실과 테라스가 있는 2층은 4미터의 높은 천장으로 공간의 대비를 이룬다. 2층 거실과 식탁 공간 사이엔 1미터 20센티미터의 벽이 있어, 사람들이 일어선 상태에선 하나의 공간처럼 사용하다가 앉은 상태에선 마치 분리된 공간처럼 사용할 수 있어 공간적 막힘이 느껴지지 않는 효과를 낸다.

통을 위한 도시의 작은주택


 


사람들이 작은주택에 관심을 기울이는 데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책에 소개된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작은주택이어야만 막히지 않은 벽을 두고, 자연을 집으로 들여오기 위해 큰 창을 낸다. 큰집에선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작은집은 그렇게 함으로써 가족 구성원 간의 소통을 늘리고 큰 창을 통해 사람이 자연에 다가가기도, 자연이 사람에게 다가오게도 한다. 책 「일본 도시의 작은주택 그리고 전원주택2」는 이런 작은주택에 쏟아 부은 건축가들의 수많은 고충과 독창성, 디자인의 진수를 보여준다.

 

Linda David Shi 저 | MGH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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