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리피 스타일 인테리어>... 대한민국 사람들이 꿈꾸는 33가지 인테리어 가이드

강진희 기자

woodeditor2@woodplanet.co.kr | 2025-11-30 23:02:25

리빙 매거진 에디터의 까다로운 안목을 만족시키고 동시에 독자들의 열렬한 반응을 얻었던 33곳의 집을 엄선해 단행본 <리피 스타일 인테리어>를 펴냈다. 이 책에 소개된 집들은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자기 삶의 취향과 궤적을 고스란히 담아, 집주인의 감각과 손재주로 직접 꾸민 멋스러운 공간들이다. 그래서 일률적인 아파트 시공 사례를 소개한 인테리어 책들에 비해 집 주인의 개성과 삶의 냄새가 가득한 집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집주인들은 어떨까. 그들은 공통적으로 인테리어와 건축, 가구, 요리, 패션 등 감각 좋기로 소문난 업계에 종사하거나 취미 이상의 애정을 쏟아온 사람들로 집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인생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드는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집 전체의 톤앤매너, 실용적인 공간 동선, 가구와 조명, 그릇과 액자에 이르는 오브제를 선택하는 데에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각 집마다 개성이 그토록 묻어난 데에는 그럴 만한 정성이 있었다. 편집부는 독자에게도 ‘집을 만들어가는 기쁨’을 전달하기에 충분한 개성 넘치는 공간들을 엄선해 500여 컷의 이미지가 담긴 책 한권으로 묶어냈다.

 

 

이들의 집은 어떻게 다를까. 거창한 인테리어와 값비싼 가구로 채워졌을 것이란 선입견은 일단 접어두자. 33인의 집에는 고심해서 하나씩 모은 디자이너 가구들, 빛바랜 나무에 직접 페인트칠을 해서 쓰는 오래된 가구, 벼룩시장에서 발견한 보석 같은 소품들, 취미로 모아온 다양한 오브제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이들을 멋지게 배치하는 게 공간을 빛내는 비결이었다.

홍대의 골목길에서 멋쟁이 개 밀루와 함께 산책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는 aA디자인뮤지엄 김명한 대표의 집이 대표적이다. 국내 최고의 디자이너 가구 컬렉터이자 디자인 디렉터인 그의 집에는, 유명 디자인에 집착하지 않은 다양한 가구들이 놓여 있었다. 자신이 만든 가구로 집을 채운 퇴촌 목수와 가구 디자이너 신현호의 집에서는 나무가 주는 온기와 진지한 삶의 태도가 전해졌다.

집은 철저히 ‘취향의 공간’이기도 했다. 토이 마니아인 고성원, 윤혜영 부부의 집은 10년 간 모은 알록달록 한정판 토이들로 채워졌다. 오롯이 자신들에 집중한 삶의 태도가 집이라는 공간에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큐레이터 손명민의 집은 그야말로 ‘시크’했다. 바닥에 툭툭 놓은 그림과 층층이 쌓아올린 책들로 모던한 런더너의 스타일을 구현했다. 건축가 임성수의 공간은 ‘비움’이라는 콘셉트에 어울렸다. 나이테가 보이는 나무 재질의 벽과 온통 화이트 톤의 가구로만 구성되었다.

이들의 집은 지리적으로도, 규모나 형태면에서도 다양했다. 마당 있는 주택도 있고, 정감 어린 동네의 연립, 주상복합 한옥도 있으며, 전셋집과 신혼집도 있다. 좁은 집에 가벽을 세워 공간을 분리하는 방식, 전셋집에서 구조는 그대로 두고 색감이 예쁜 패브릭이나 포스터 등으로 완성한 간단한 홈드레싱, 메인 컬러를 중심으로 공간의 색감을 변주하는 방법, 한옥을 모던하게 개조하되 서까래와 기둥을 유지해 역사성을 살리는 스타일 등 저마다의 경험이 만든 인테리어가 가이드가 가득하다.

적은 예산, 한정된 자원으로 공간을 꾸미고자 애쓰는 사람이라면, 이들의 집에서 돈 대신 감각으로 집을 단장하는 지혜를 발견해보면 어떨까.

자료 제공 중앙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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