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라는 일상의 예술... 고미술전문점 <예든>
조선의 민예품은 가까이 두고 볼수록 정감이 넘친다.
장상길 기자
woodeditor1@woodplanet.co.kr | 2026-01-26 23:58:19
조선시대의 민예품들은 대개 소박하고 단순하다. 과한 치장 없이 딱 쓰임새에 최적화되어 있다. 미를 위해 실용을 포기하지 않았다. 쓰임이 정해지면 딱 쓰임에 맞춰 기물을 제작하는 것이 조선 민예의 법도였다. 최소한의 재료로 실용성을 구현했고, 그 가운데 미적인 요소를 녹여내기 위해 궁리한 결과가 선과 비례로 나타났기 때문에 조선 고유의 미의식은 주로 삶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민화, 민예, 건축, 의복 등에서 강하게 나타난다.
소품에 담긴 민초들의 정서
조선의 목기 소품을 주로 취급하는 예든 이선의 대표도 이런 나무의 생명력에 깊게 빠진 사람이다.1990년대 후반 스물아홉 살에 고미술을 접한 그녀는 나이 쉰을 넘긴 지금 조선의 나무들 곁에 있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열혈 콜렉터로 변신했다. 이선의 대표가 특히 아끼는 조선의 아름다움은 생활소품에서 드러나는 소박하면서도 질박한 조선의 정서다.
공부하는 고미술상
▲ 찬합
이선의 대표는 2006년 경기대학교 전통예술대학원 고미술감정학과를 다니며 <조선후기 반닫이의 지역별 특성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박영규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쓴 이 논문은 형태 및 장석을 중심으로 반닫이의 지역별 특성들을 연구한 것으로 한국 목가구의 일반적 특성부터 반닫이의 일반적 고찰, 그리고 지역적 특성까지 망라된다. 예든을 운영하며 석사학위 논문을 쓰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조선 목가구에 대해 한번 제대로 공부해보자는 굳은 결심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다.
이선의 대표는 조선가구 보는 안목을 높이기 위해 처음에는 박물관을 무작정 찾아갔다. 아는 게 없으니 보이는 게 없었고 30분 정도 돌아보면 더 이상 볼게 없었다. 그래도 공부를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박물관을 찾으며 연륜을 쌓았더니 하루종일 머물러도 볼 게 남아 있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선의 대표는 지금도 조선가구 전시회가 있으면 빼놓지 않고 달려간다.
고미술을 놀이처럼
▲ 향합
우리 사회에는 고미술 유통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존재한다. 올 4월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킨 훈민정음 해례본 소동처럼 뭔가 은밀하고 정직하지 못한 일들이 고미술품 유통 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일들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고미술 상인들은 그 누구보다 조선의 검박함이 담겨 있는 조선의 가구와 소품들을 아끼고 사랑한다. 이선의 대표처럼 우리 선조들의 숨결과 흔적들을 곁에 두고 매일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자체로 행복해 한다. 그래서 이선의 대표는 이문이 많이 남았을 때의 즐거움 못지않게 자신의 가게에서 정을 나누던 소품들이 자신만큼 그 가치를 알아봐주는 고객의 손에 들어갔을 때 큰 기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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