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디자이너 ‘구아현’, 틈의 관계성을 가구에 접목하다

디자인 / 육상수 칼럼니스트 / 2021-01-05 00:12:31
  • 카카오톡 보내기
향의 매개성을 가구에 접목한 신예 디자이너
OOTD 스타일이라는 독특한 형식 고안
실용에 예술적 긴장감을 더해

▲ ootf tabl

 

 

▲ ootf tabl의 상부 문양

 

OOTD(오늘의 패션)는 하루의 감정과 감각의 물리적 형태이면서 공유(SNS)라는 소통의 형식에 주입하는 취향의 나르시시즘이다. 이제 일상의 트렌드는 유명 디자이너의 주관이 아닌, 한 개인의 역사성, 시대성, 개인성에 의해 주체화 됐다.


이런 추세는 패션에 한정되지 않고 가구 사물 영역까지 이입되고 있다. 신예 디자이너가 구아현이 만발표한 OOTD 시리즈도 그런 맥락의 중심에 놓여 있다. 

 

그는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작가의 고유한 감각을 가구의 형태와 문양에 개입시켜 유저들의 동의와 공유 절차를 거친다. 가구의 용도가 그 자체로 머물기보다 그 가구가 놓인 공간에 영향을 미치거나 중심이 되는 아우라로 존재하기를 희망한다.

 

OOTD 시리즈 가구는 아크릴 소재를 겹겹이 쌓아올리는 각각의 레이어마다 기억의 감정을 문양으로 도치해 겹과 겹의 틈을 메워 적층한 기법이다. 

 

▲ 기억의 패턴을 겹 사이의 틈에 삽입했다.

 

미국의 거대한 협곡 그랜드캐니언의 정점은 산봉우리가 아닌 겹겹이 적층된 지질의 시간성이다. 토양의 성질과 형태, 색감이 조화롭게 형상된 자연 조형물에는 그때마다의 시간과 환경이라는 역사를 잉태하듯, 구아현의 가구도 감각의 패턴을 기억에 적층한 후 누군가의 태그를 통해 견고한 구조로 시간성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선명하다. 


그런 구조의 완성은 결국 그의 가구가 한낱 개념이 아니라 누군가의 선택에 의해 현실에 자리 잡는 것을 말한다.

구아현은 틈의 매개체로 향(香)을 선택했다. 박제화 된 감정을 일깨우고 기억의 공유를 매개하는 향은 사물이 단순히 직접태로서가 아니라 다른 것들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것으로, 그의 테이블 패턴 또한 여러 겹의 기억을 복합적 감정으로 나타내 누군가와 동질적 감성을 공유하려는 무형의 장치다.


▲ ootf stool

 

구아현은 올해 홍익대학교 목조형가구학과를 졸업한 신예 가구 디자이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이름 앞에 아트를 삽입한 ‘아트디자이너’로 살아가려 한다. 디자인의 체계적, 응용적, 현실적 반응만으로는 틈에 다층적 관계성을 모두 담을 수 없고 또 자신만의 세계관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라고 했다.

구아현은 틈 속에 불어넣은 사적 서사성을 몇 겹의 자물쇠로 잠금장치한 일기장이 아닌, 세상과 소통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한 시대의 유명인(有名人)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런 점에서 그의 가구 ‘틈’ 시리즈는 아티스트, 디자이너, 유명인이 되기 위한 첫 울음이다. 


그에게 지난 4년은 자기공명을 통해 상호 존재에 대한 응착력을 길렀고, 물질에 대한 소구점을 찾아갔고, 대학 동기들과의 협업과 토론을 통해 저마다의 지혜를 공유하면서 최종 기착지를 모색하는 시간이었다.

 

▲ ootf table과 ootf stool

 

대기업에 입사해 사회적 경험을 쌓을 지, 바로 작업실을 열어 작품을 이어갈 지는 여전히 고민 중이다. 하지만 유명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꽤 단단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가 말하는 유명인의 실체는 일시적 허상 아니라 사회 관계망에 영향력을 드높이려는 초보 작가의 심대한 여정임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하지만 틈을 메우기 위한 구아현의 기억 저장고에는 20여 년의 기억과 감정, 외부와의 관계성이 적층되어 있다. OOTD 프로젝트는 저장고의 용량을 빠르게 축 낼 수 있다. 부지불식간에 소멸될 수 있는 저장고의 용량을 채우는 일은, 가구 제작 그 이상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 신예 디자이너 구아현

 

오늘은 어제의 결과물이고 내일은 오늘이 만든다. 다행이도 그의 가구 ‘틈’이 이미 누군가에 의해 태그가 되어 새로운 공간을 점유하고 있고 또 유명 회사의 광고 소재로 관심을 받아 가구의 향이 공간의 미세한 틈으로 퍼지고 있다. 서서히 유명인 이름 석 자의 초석이 내일의 역사를 향해 진군을 시작했다. 

 

OOTD 스타일은구아현이 머무는 세계다. 그의 OOTD 시리즈 가구가 향으로 치환되어 일상에 적층될지, 좁은 반경에 머물다 사라질지는오롯이그만의 문제다.

어쨌든, 세상을 향해 화두를 던진 구아현의 기개에 동의하고, 그의 틈과 향을 팔로잉하면서 천천히 지켜볼 일이다

[ⓒ 우드플래닛 뉴스 프레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독자의견]

댓글쓰기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loading...

    LOADING...
    • 카카오톡 보내기

    WOODPLANET Newsletter

    우드플래닛 최신기사, 관련정보 등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동의 하시겠습니까?

    뉴스레터에 등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