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음, 있음, 없음’ ‘있음, 없음, 있음’, 실존의 양면성 제고...김영주 작가의 <공기의 무게 The Weight of the Air> 전

칼럼 / 육상수 칼럼니스트 / 2021-05-14 01: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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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텍스트의 텍스트 회화
공기의 부재성와 실재성 규명
우리의 흔적을 대신한 부재를 사유
'공기는 무게'는 곧 '시대의 무게'를 대변
▲ 암시와지시_Connotation_Denotation_2020_95x100x140cm_160x130x20cm_Acrylic on canvas and wooden structure_Acrylic on wooden structure

 

물이 가득 찬 저수지는 보이지 않는 바닥의 실체를 인정하고, 물이 증발한 저수지의 바닥은 물의 실존을 증거한다. '있음에 없다' 말하고, '없음에 있음'을 인식해야 하는 물질의 상황을 이중성 회화로 즉시한, 작가 김영주가 <공기의 무게>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발현했다.

재작년 개인전 ‘( )’(서울, 아트비트갤러리, 2019)에서 범람하는 이미지에 대한 반 정서를 괄호에 고립시키면서 현대미술에 대한 일종의 거부감을 토해냈던 작가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생긴 공백들에 대한 사유를, 공기의 무게라는 메타포를 통해 ‘공기의 부재와 실재’라는 이중적 존재성을 자신의 예술 언어로 기록했다.

 

▲ 공기의 무게(Landscapes - The Weight of the Air), 2021, Acrylic on canvas and wooden structure, 61 x 167 x 17cm

 

작가에게 공기란 실질적인 사회를 향한 언어이자 보이지 않는 창작의 의지이다.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공기의 실존을 시각화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은 회화뿐이며 그것만이 실체 없음을 실체 있음으로 만드는 행위라 판단했다.

 

김영주는 회화가 물질로써 가진 영역, 무게, 보편적 조건의 도구로 인식한다. 이를테면 무언가를 재현하기 위해 색 보다는 색이라는 물질의 중력에 가치를 둔다. 회화의 보편적 규칙과 조건들을 되짚고 그것들에 역설적인 규칙을 재생했고, 맹목적인 조건을 필연적인 상태로 만드는 방법을 통해 새로운 실험적 회화에 도전해 왔다.


▲ 무게회화 Weight Painting 22oz #1, #2, 2021, Acrylic on canvas and wooden structure, (L) 107 x 105 x 21cm, (R) 103 x 110 x 22cm

 


‘Weight Painting: 무게회화’ 시리즈는 2019년부터 시도해온 것으로 작가의 작품적 특징을 가장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린다는 ‘맹목적인 과정’에 제한된 질량을 투입해 제목에만 의도를 남김으로써 전통회화가 고질적으로 주행해온 재현의 개념을 벗어나고자 했다.

 

▲ 잡는 구조물(The Catcher), 2021, Acrylic on canvas and wooden structure, (L) 153 x 114 x 8cm, (R) 105 x 125 x 8cm

 

건축 도면의 조건에 충실한 ‘The Catcher: 잡는 구조물’ 시리즈는 공백을 바라보기에 앞서 공백의 영역을 인식하는 지점에 주목한 작업이다. 자본에 식민화된 원주민들의 관광 상품 ‘Dreamcatcher’를 뜻하는 것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를 실체로 인식하고 그것에 희망을 남겼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보이지 않는 공기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행동하기 시작한 사회적 질문에 대한 답변이기도 하다.

 

▲ 둘의 입장 Two Stances, 2021, Acrylic on canvas and wooden structure, 70 x 87 x 15cm, 74 x 87 x 12cm

 

▲둘의 입 장Two Stances_Acrylic on canvas and wooden structure_74x87x15cm_2020_Variant#4,#5_45x40x11cm_2021

‘Two Stances: 둘의 입장’ 시리즈는 그린다는 행위로 붓 터치를, 보편적인 상징성을 위해 색감을 선택했다. 규격화됨으로써 자유로워진 회화들, 그린다는 조건은 고정돼 있고 스퀘어는 다양하게 바뀌는 과정 속에서 규범의 자유를 구가하고 있다.

 

표현의 문제를 넘어 미술의 근본에 문제를 던진 김영주 작가의 작업은 단순하면서도 혹은 난해하다. 주체와 대상의 관계를 넘어 궁극적으로는 ‘창작한다’는 본질에 집중함으로써 ‘미술의 시각화=본다는 것’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라는 의문에 대한 해석이 집요하다. 재래화된 기존성에 대한 반발과 표상을 둘러싼 의문을 직시함으로써, 신식 회화 작법으로 현실과 자신에 대한 근본적이면서 고질적 문제에 천착한다.

 

 

▲ 전시장 전경

미술평론가 안현정이 이번 작품을 해석하면서 정의한 ‘콘텍스트의 텍스트화(창작 환경의 대상화)’는 김영주 작가가 마주한 지속적 화두다. ‘없다, 있다’에서 다시 ’있다, 없다’로 귀착되는 공기의 무게는 결국, ‘공(空)과 만(滿)’의 교차점에 이르러서야 그 지난한 여정이 마감될 것이다. 그 시간 동안 우리들은 시대 의식의 구성원으로서 ‘관객의 무게’를 짊어져야 하는 처지가 될 수도 있다.

김영주 개인전은 2021년 5월 29일까지 웅갤러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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