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음악의 숲, 신한pLay 스퀘어 라이브홀

건축 / 김수정 기자 / 2023-05-16 11:14:52

합정역 근처에 위치한 주상복합 메세나 폴리스의 일부로 지어진 신한pLay 스퀘어 라이브홀은 원래는 인터파크 아트홀이었다. 둔탁한 볼륨감의 저층 건물을 넓적한 자라목 판재가 둘둘 감고 있는 모습은 어쩐지 거대한 새장을 연상시킨다. 메세나 폴리스 전체가 ‘자연’이란 모티브를 갖고 설계됐기에 전면 통유리인 모던한 건물에 좀 더 자연적인 느낌을 부여하고자 목재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공간의 강약을 주는 목재 


▲ 공연을 위한 최적화 공간을 제공하는 스퀘어 라이브홀


입구로 들어서면 눈앞에 바로 티켓부스가 나타난다. 방문객 입장에선 우왕좌왕할 필요 없어 매우 편리한 동선이다. 로비의 다른 곳은 흰 콘크리트 벽으로 놔둔 채 부스 주변부와 그 옆 공연장 입구만 목재로 마감하여 공간에 강약을 주었다. 부스 주변의 마감재인 가느다란 나왕은 천장 조명에서 떨어지는 빛 때문에 더 화려하고 입체적으로 보인다. 이 같은 시선집중의 효과가 있어서 표지판 하나 없이도 고객은 자연스레 티켓부스로, 클록 룸으로, 공연장 입구로 향하게 된다.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은 디자인 스튜디오 해피메이커는 외관의 자연스러운 느낌을 그대로 이어갔다. 건물 내외부가 동떨어지지 않고 사이좋게 나이를 먹어가야 그 안에 있는 사람도 편안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부 인테리어 콘셉트는 음악 감상이라는 정서적 삼림욕으로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숲’으로 정했다.

목재 사용과 더불어 나뭇결무늬 시트지를 붙인 로비 기둥으로 나무를, 머리 위로 삐죽삐죽 뻗어나간 금속프레임(조명의 역할도 한다)으로 나뭇가지를 표현했다. 하중과 같은 문제 때문에 원목을 쓸 수 없었지만 사람의 주의가 덜 가는 공간의 부수적인 부분이라 티켓 부스나 입구의 원목 느낌에 쉽게 묻어갈 수 있다. 

 

▲ 아트홀의 로비. 가느다란 나왕에 둘러싸인 티켓부스의 벽과 오크 집성목으로 마감된 공연장 입구가 보인다.

 

▲ 홀 자체는 협소하지만 천장 높이가 10m가 넘는 공간의 허전함을 '나뭇가지'처럼 뻗어나가는 금속 프레임으로 채워주었다.


위치상 젊은이들이 많이 찾아오는 공연장이기에 목재의 사용으로 또 하나 의도한 점은 로비의 카페 공간 같은 느낌이다. 저녁 공연이 시작하기 전까지 실내에는 은은한 음악이 흐르고, 일찍 온 관객들은 여기저기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눈다. 그런 여유로운 풍경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공간이다.

아트홀의 핵심, 공연장

건물이 새장이고 로비가 안락한 둥지라 한다면 이제 둥지 속의 알, 공연장을 살펴볼 차례이다. 전반적으로 구조형 확산체를 활용하여 공간의 음향 에너지 밀도가 어디서나 같도록 만들었고 음향 장애도 예방했다. 측벽 마감재는 패브릭과 메이플 원목 몰딩인데, 원목 몰딩은 약간의 확산을 돕지만 음향적인 성능보단 패브릭의 처짐을 방지하는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 측벽 마감재는 패브릭과 메이플 원목 몰딩. 원목 몰딩은 음향적인 성능보단 패브릭의 처짐을 방지하는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후벽의 확산 구조 역시 아트홀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일반 공연장에서는 음의 왜곡 현상을 줄이기 위해 음을 최대한 흡수시키도록 만들지만, 이곳의 경우 홍대 인디밴드의 스탠딩 공연이 잦고, 공연장 규모에 비해 객석수가 많아 만석 시 흡음률이 상당히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음의 라이브가 줄어들 수 있어 후면에 원목리브(rib) 구조를 사용하여 음향 왜곡을 최소화하였다고 건축 음향 담당 아비드어코스틱은 말한다.
 

▲ 통유리 건물의 내부가 환하게 밝혀지는 밤에 아트홀은 마치 라이트박스(lightbox)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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