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의 유사성 너머에 숨은 차이와 맥락을 살펴
인공지능(AI) 시대, 손끝 하나로 세계와 이어질 수 있는 편리한 환경 속에서 많은 정보와 관계 속에 놓여 있는 상황은 관계의 깊이를 약화시키고 고립과 단절의 감각을 키우기도 한다. 빠르고 효율적인 가상의 연결이 일상이 된 오늘날, 과연 진정한 ‘연결’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전시가 열린다.

풀짚공예박물관은 2026년 기획전시 ‘풀짚공예, 초연결시대의 연결을 묻다’는 공예의 본질에 접근하면서 오늘의 삶을 다시 바라보고자 하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1부. 함·합·고리·채상: 정겨운 인연’에서는 우리 민족의 삶과 정서를 담아온 지함, 왕골합, 채상, 버들고리 등을 소개한다. 수없이 열고 닫히는 순간들 속에서 안과 밖, 비움과 채움이 이어지는 정겨운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쉽게 연결되고 단절되는 AI 시대의 효율 중심적 관계를 다시 바라본다.
‘2부. ‘진짜’와의 연결’에서는 같은 이름으로 불리지만 서로 다른 모습과 재질의 삼태기, 씨앗망태 등을 감상하며 겉모습의 유사성 너머에 숨은 차이와 맥락을 살펴본다. 정교하게 발전한 기술문명 속 넘쳐나는 정보의 흐름은 무엇이 실제이고 무엇이 허구인지에를 면밀히 관찰하고, 의심하며, 다시 질문하는 과정을 통해 ‘진짜’와 연결되기를 제안한다.
‘3부. 서로를 지탱하는 연결’에서는 디지털 문명 속 가볍고 소모적인 연결로 파편화된 개인들이 서로를 지탱하는 단단한 공동체로 엮일 수 있음을 제시한다. 꼬아엮기, 편죽엮기, 그물엮기 등 서로가 서로를 받쳐줘야 형태가 유지되는 다양한 풀짚공예품들의 짜임과 구조를 탐색하며 유연한 연결과 안정적 얽힘 속에서 인간, 기술, 자연이 함께 완성되는 관계를 조명한다.
전시는 AI 시대에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감각과 지혜가 담긴 삶의 방식을 돌아보는 자리다. 풀짚공예가 전하는 ‘연결’의 메시지를 통해 디지털 속도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사람과 삶, 그리고 관계의 리듬을 느껴볼 수 있다.
전시는 2026년 4월 22일 ~ 2026년 12월 31일까지 풀짚공예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 풀짚공예박물관은 풀과 짚을 활용한 민속 생활 도구와 공예품을 수집·연구하고, 선조들의 지혜와 친환경적 정서가 담긴 풀짚공예문화를 널리 알리고자 2006년 경기도 광주시에 설립됐다. 자연소재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풀짚공예가 과거로부터 현재와 미래로 이어지는 창조적인 공예 예술 분야가 될 수 있도록 상설·기획·특별 전시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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