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것'의 철학적 의미 조형
스페이스톤 갤러리에서 9월 11일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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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lay of Eidos : 추상을 위한 절대 조형' 포스터 |
도자 공예의 확정적 선입견에서 벗어나 흙을 매개로 조각의 세계로 진입하는 전시가 열린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는 대학 도자학과 학부와 석사 과정을 마친 도예가로 김자영, 김가윤, 김지원, 류정하, 박지원, 신다인, 지은이 등 7인이다. 이들은 흙의 질료를 바탕으로 도자조형의 미술적 관점을 확장을 꾀한다.
에이도스의 사전적 정의는 존재 너머의 진실을 의미하는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즉, 현상계는 인간의 이성에 비하면 덧없는 그림자일 뿐이고 이데아는 현상계에 가려진 뒷면인 사물의 본질이자 원형을 가리킨다.(나무위키 자료) 단순히 사물의 외형적 형태가 아니라 사물의 형상이 궁극적으로 어디서 지향하고, 어떤 뜻을 품고 있는지를 말하는 고대 철학의 언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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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원의 <두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촉각적 에이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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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정하의 <남은 것들의 척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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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다인 <구, Sphere> |
에이도스를 단적으로 서술하면 ‘사물에 깃든 완전한 형상’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를 전제하고 흙의 부피와 질량 값을 재료로 삼아 형상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참여 작가들은 자기만의 에이도스를 조각했다. 자기애, 관계의 모호성 복원, 사물의 이치, 물성의 본질, 인체 구조의 상징, 이미지의 부조리 등을 흙의 모성에 스며들게 했다.
한국 전통 도자의 완고한 카테고리를 걷어내고 좀 더 심오한 세계로 지향하고자 하는 의도가 작품의 모서리와 두루뭉술한 조형의 곡선에 흘러내리고 있다. 이는 현대 젊은 공예가들의 예술 장르에 대한 실험이자 도전의 의지라고 할 수 있다.
김자영의 <수행: 기둥>은 작업의 표면에 발생한 실패의 흔적조차 자신의 문제로 포용하고 흔들림과 미완의 삶에 투영해 물질의 변성이 인간과 어떤 관계를 유지하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김지원의 <두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촉각적 에이도스>는 나와 타자와의 근원적 관계를 규명하고, 이를 몸 안에 배태시켜 사랑의 관계 형상을 ‘나타남’의 존재물로 병치했다.
김가윤의 <매핵기>는 목에 걸린 이물감의 경험을 보이는 형상으로 옮겼다. 몸의 찰나적인 반응이 내던진 감각의 소요가 보이는 것과 존재하는 것 사이의 간극에서 요동친 결과를 조형했다. 류정하의 <남은 것들의 척추>는 ‘바라보는 것’으로부터의 형상이 자기 존재를 의심하고 불완전한 상태에서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연민의 시선을 추상체로 묘사했다. 신다인 <구, Sphere>는 작가가 개입할 수 없는 물질 스스로의 응집과 진동을 수용한 것으로, 작가의 통제와 방임이 반복되는 사이에 스스로 결정짓는 물질의 추이를 결정체로 받아들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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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원의 <드러나고 펼쳐지는 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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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가윤의 <매핵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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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현이 <태 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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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자영의 <수행: 기둥> |
지현이 <태 胎>는 비존재와 존재 사이에 거주하는 웅크림은 무명이란 이름으로 어둠의 시공간에서 자기 복제에 총력한다. 이해와 설득이 부존하는 어떤 형상을 통해 우리들은 무엇을 감지하고 자기 관점으로 정의할 것인가를 질문하고 있다. 박지원의 <드러나고 펼쳐지는 몸>은 작가의 의지를 최소화하는 대신 매 순간 물질이 지시하는 방향을 감각에 순응하면서 물질의 잠재성에 귀착했다. 드러나고 펼쳐지는 상태가 조각한 형상이 의미하는 바를 지켜보아야 한다.
이번 조각전은 결국, 인간의 의식 세계에 분파하고 있는 사물의 의미를 규정하고 그 결과를 ‘완전한 형상’으로 종결한 전시다. 동시에 전통 도자 형식에서 미술의 조각 범주로 그 경계를 재규정하는 물리적, 정신적 형상의 에이도스 작업들이다. 작가를 지배하는 현상적 의식과 무의식의 욕망이 ‘보이는 것’으로 형상되어 타자에게 이미지 기억으로 저장되는 일련의 흐름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객들은 작가들 저마다의 기억에 안착한 경험 이미지가 이끄는 조각의 추상 세계를 만나게 될 것이다.
전시는 2026.9.11.(금) - 2026.10.17일까지 조각 전문 갤러리 스페이스톤(spacetone, 마포구 토정로 43-2))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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