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적이면서 창조적인 공간, Fractal House

건축 / Ruth Slavid 리포터 / 2022-01-19 14:50:09
건설회사 프랙탈의 창립자인 건축가 율리시스 리시거가 설계한 뉴욕 북부의 시골집은 멕시코의 예술가이자 사회주의 운동가였던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를 위해 설계한 멕시코시티의 쌍둥이 하우스에서 영감을 받아 지어졌다.


칼로와 리베라의 집은 두 채의 건물이 통로로 연결되어 있어 각자가 독립된 공간에서 창조적 작업을 하면서 은밀한 사교생활도 할 수 있었다. 그 자신이 멕시코시티 출신이기도 한 리시거의 의도는 좀 더 건전한 것이었다. 

 

그는 다섯 자녀의 아버지이지만 조용히 요가와 명상에 잠기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집을 두 채로 나누고 다리로 연결했다. 큰 건물에는 주요 생활시설이 있고, 작은 건물에는 아래층에 차고가 있고 위층에 요가 스튜디오가 있는데, 강철과 목재로 만든 다리가 번잡한 가족생활로부터 분리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칼로와 리베라의 집이 형태는 같지만 색채는 달랐던 것에 비해, 리시거는 두 건물 모두에 목재의 자연스러운 색감을 활용했다. 건축가 후안 오고르만(1905~1982년)이 설계한 칼로 리베라 주택은 도시적인 디자인이면서 멕시코의 현대화 물결을 상징하는 충격적인 건물이었다. 반면에 리시거의 건물은 시골풍 건물이면서 소박한, 아름다운 전원에 잘 어울리는 집을 짓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 집은 산 정상 근처에 지어져 위치는 훌륭하지만 기후 면에 있어서 썩 쾌적하다고는 하기 어렵다. 1년 중 다섯 달은 눈이 쌓여 있다 보니 수영장도 실내에 있어야만 즐길 수 있다. 리시거는 수영장 건물을 따로 세우지 않고 오픈 플랜식으로 하여 아래층 생활공간의 일부로 만들었다. 그래서 어른들은 주방에서 이야기하고 요리하고 휴식을 취하는 동시에, 수영장에서 노는 아이들도 돌볼 수 있다. 여름이면 남쪽으로 낸 천장 높이의 통유리 창문을 열면 수영장에서 곧바로 테라스로, 거기서 다시 정원으로 갈 수 있다.

 

 

두 건물 중 큰 건물은 3층으로 되어 있는데, 아트 스튜디오가 있는 지하층은 일부분 산비탈과 접해 있어 땅 속의 화강암 기반을 상당히 파냈다고 한다. 지하이기 때문에 이곳의 온도는 일정하게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1층에는 수영장과 주방, 거실공간과 사무실이 있고 2층에는 침실이 있는데 1층과 2층의 주된 역할은 겨울에 태양열을 얻는 것이다. 건물의 남쪽 정면이 활짝 열려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동쪽과 서쪽 면은 지극히 폐쇄적이다. 집은 형태상으로는 복잡하지 않다.

리시거는 “매우 이성적인 집이지요. 보이는 것 그대로입니다.”라고 설명한다. 건물들은 단호한 직선형이며, 단순한 형태의 지붕이 북쪽으로 기울어져 태양광을 좀 더 흡수할 수 있게 해준다. 위층은 아래층보다 사방으로 살짝 돌출되어 있다. 그러나 건물 콘셉트가 간결하다고 해서 건축 과정까지 간단했던 것은 아니다. 리시거는 조립식 건축 방법을 소프트우드로 마감했다. 안타깝게도 이 부분을 진행했던 도급업자가 도중에 파산했다.  

 

 

 


“목재 판넬과 목재조이스트(joist)를 조금 시공한 상태라 남은 작업을 위해서 다른 시공사를 찾아야 했지요. 비용도 다시 들여야 했고요.”


제작된 구조목은 체리목으로 만든 글루램(구조용 집성재)이다. 바람 부는 산길을 따라 이 글루램과 판넬을 운반해 오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공급업자가 여기 올 때마다 코피를 흘렸다고 했다.

 

외장은 위스콘신에서 가져 온 삼나무(cedar)로, 색깔을 유지하기 위해 방부처리 되었다. 리시거의 말에 따르면 이 목재는 2년에 한 번씩 교체해 주어야 하는데, 교체를 할지 아니면 목재가 바래서 자연스럽게 회색이 되도록 내버려둘지 고민이라고 한다. 그가 어떤 결론을 내렸든 간에 이 목재는 아래층은 수직으로, 위층은 수평으로 보기 좋게 건물을 에워싸고 있다. 

 

 


이 건물에서 가장 흥미로운 요소는 두 건물을 이어주는 다리다. 차고 지붕의 넉넉한 데크를 가로지르는 이 다리는 작은 건물의 요가 룸에서 건너편 큰 건물의 맨 위층 거처의 문으로 이어지는데, 강철 와이어로 고정시킨 가느다란 철골 구조물이다. 철골구조물에서 뻗어 나온 강철 와이어가 목재 통로를 지탱한다. 다리와 데크를 덮은 목재는 가장 단단하고 내구성 강한 목재로 꼽히는 ‘이페’다.


“매우 밀도 높고 무거우면서도 아주 아름다운 목재이지요. 하지만 조금 후회가 되기도 해요. 그 목재를 또 다시 쓰게 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가 이렇게 이야기한 이유는 이 목재는 중남미서 구입한 것인데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목재라고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가 이 목재를 쓰기로 결정했을 당시에는 매우 특별한 목재를 발견한 줄 알았다고 한다.

“나 자신을 위한 일종의 특별한 사치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소매용으로 그리고 상업적 건물들에 흔히 사용되어 온 목재라는 것을 그 후에야 알게 됐어요.”  

 

 


가변식 수영장의 스크린 벽을 비롯해 건물 창문들은 마호가니로 프레임을 했는데, 완전히 확신할 순 없지만 미국산 마호가니일 거라고 한다. 스크린을 제작한 캘리포니아 회사를 비롯한 창문 제조회사들이 마호가니를 표준목재로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고 리시거는 반가워했다.

계단도 마호가니로 만들었는데, 그 풍부한 색감으로 인해 흰색 회벽 사이로 솟아올라 비행하는 듯한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이 집은 결코 소박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간결함이라는 미덕을 갖춘 집인데, 색채와 나뭇결의 다채로움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장식적 요소가 되어주었다. 이런 이유에서 그는 위층 바닥재로는 또 다른 목재, 즉 촘촘한 줄무늬 사이의 색깔 대조가 돋보이도록 일부러 고광택 처리를 한 브라질 레드우드를 썼다. 

 

 

천장에도 수영장의 체리목 기둥과 대조를 이루도록 대부분 목재로 마감하였는데, 단지 얇은 두께를 썼다. 리시거는 주요 층의 바닥재를 원래 석재를 쓰려고 했었다. 건물이 위치하고 있는 산과 시각적인 연관성을 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예산의 제약으로 인해 석재는 제외되고, 그 대신 석재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자기 타일을 사용했다. 그래서 방문객들은 바닥이 무슨 석재인지 묻곤 한다.

시각적으로 흥미로운 부분들도 있다. 감각적인 ‘포인트’가 되어주는 난로 주변의 장식, 재미난 네트로 꾸민 조명, 신중하게 선택한 몇몇 예술품들이 그 예다. 하지만 이 집은 무엇보다도 자재의 묘미를 살린 집이면서 그 위치와 전망 자체가 축복이다. 리시거의 표현에 의하면 ‘아이들은 접근 금지인’ 집이라는데, 이 말이 너무 야박하게 들릴까봐 그는 ‘천국 같은’ 집이라고 덧붙인다. 건축 과정에 있어서는 지옥을 경험했을지 모르겠지만, 가족생활을 영위함과 동시에 호젓하게 요가와 명상도 할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을 창조한 것이다. 날씨가 좋으면 멀리 허드슨강까지 보이겠지만 그러면서도 뉴욕 대도시의 혼탁함이 가까이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사진 ⓒ Jacob Sadr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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