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함께 마루 위를 걷다

디자인 / 이인혜 기자 / 2024-01-25 21:30:56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서성거린다. (중략)
-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그를 기다린다. 뚜벅뚜벅 걸어오는 그의 구두 발자국 소리에 마음이 쿵쾅거린다. 황지우 시인이 이야기했듯이 누군가를 기다려본 사람은 안다. 발자국 소리가 설렘이란 것을. 

 

 

▲ 애쉬, 오크 마루 

 

▲ 오크 마루

 

평범한 원목 마루도 가공 기법을 달리하면 특별해질 수 있다. 나무를 불에 굽고, 착색하고 변형을 주면 원목 자체가 가진 아름다움을 뛰어넘어 색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원목이 가지고 있는 순수함을 그대로가 개성 있는 마루로 변신한다. 그 마루 위에 무엇을 올리면 좋을까? 그것은 구두다. 다시 말하면 소리다. 이 가을, 남자의 계절에 멋진 마루 위에 남성 구두를 모아봤다. 아니 남자들을 불렀다. 감각적이고 캐주얼한 구두에서부터 중후하고 고급스러운 구두와 중후한 마루가 만나 아름다운 앙상블을 이루었다. 

 

▲ 티크, 오크, 마루

 

▲ 월넛, 웬지 마루 

그가 왔다. 구두와 마루가 어우러져 내는 경쾌한 소리로 왔다. 소리가 멈추고 잠시 정적이 흐른다. 그가 들어온다. dl 야심한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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