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이 무뎌져버린 손과 발, 주변을 온통 하얗게 만드는 차가운 입김, 아름다운 설경 앞에서 벌어지는 달갑지 않은 통증이다. 이럴 때 커피 한잔으로 따뜻한 온도를 전해줄 카페의 존재는 구세주나 다름없다. 산
정상에서 따뜻함을 지닌 나무의 온기로 사람들을 품어주는 홋카이도의 니세코빌리지 룩아웃 카페가 그런 곳이다.
아름다운 설경을 감상할 수 있는 홋카이도에 위치한 니세코빌리지 룩아웃 카페는 산 정상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어 스키를 타러오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한 끼의 식사와 음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 카페는 매년 12월부터 4월까지 오직 눈이 내리는 기간 동안에만 개방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찬바람 맞은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통나무 구조
38년 전에 지어졌던 이 건물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리뉴얼 됐다. 공간이 완성되기 전 간단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공사 과정 자체가 통제 불가능한 모든 자연환경 조건에 영향을 받았다. 이번 프로젝트는 10월 4일 현장에서 급하게 진행되었는데 눈이 오고나면 바로 영업에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디자인, 설계 및 시공팀에게 주어진 공사기간은 단 45일뿐이었다.
이로 인해 디자인, 재료선정과 전체 구조작업을 서둘러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고지대에 위치한 지역특성상 재료를 운반할 수 있는 리프트도 시즌 오프로 인해 멈춰버린 상태였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은 자동차로 일일이 직접 산을 오르내리며 재료를 운반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지역의 특성상 금방 어두워지고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작업자들은 힘겨운 작업을 이어나갔다.
이러한 어려운 과정을 거쳐 만들진 카페를 찾는 사람들은 다양하다. 중국, 싱가포르, 호주 등 세계 각지에서 방문한 관광객들이 주로 이곳을 찾는다. 현지 일본인 고객 비율은 겨우 10%정도이다.
전통적인 일본 특유의 미학을 연상케 하는 외관과 내부공간은 따뜻함과 미니멀함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사람들에게 친숙한 통나무구조를 통해 좁고 긴 공간을 효과적으로 분할했고 심플한 카페공간에 깊이감을 더했다. 각각 높이와 모양이 다르게 만든 지붕 구조는 쌀쌀한 바람을 머금고 이곳까지 도착한 사람들에게 아늑한 동굴 같은 느낌을 만들어 낸다.
날카롭게 수직으로 뻗어있는 연속된 나무구조가 일본의 이국적인 산정상 풍경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 지붕으로부터 격자무늬로 떨어지는 조명은 나무의 색감과 은은하게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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