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나무 ⑤] 메이플(Maple), 다재다능한 가을의 전사

스페셜 / 육상수 칼럼니스트 / 2023-07-17 22:35:59

 

▲ 메이플 단면

메이플은 공원과 도심의 가로수로 흔히 쓰여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친숙한 나무이다. 길바닥에 떨어진 단풍 나뭇잎을 주워와 책 사이에 꽂아 말리는 감성까지도 선물한다. 이뿐만 아니라 목재로써 쓰임이 다양해 악기나 가구가 되어 우리 곁에 머문다.

북아메리카의 보물

메이플은 단풍나무 수종을 통칭해 북미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무환자나무과에 속하는 활엽교목으로 하드 메이플은 키 20~30m, 직경은 60~90cm, 소프트 메이플로 분류되는 단풍나무는 수종에 따라 높이 10~27m, 직경 30~80cm까지 자란다. 일반적으로 하드 메이플로 통용되는 슈가메이플이 가장 크게 자라고, 소프트 메이플군에 속하는 빅리프메이플이 가장 작게 자란다.

하드 메이플과 소프트 메이플 모두 미국 동부 전역에 폭넓게 분포하지만 북쪽으로 갈수록 생장률이 좋고 분포도 또한 높다. 미국에서는 뉴욕과 펜실베이니아에서 가장 많이 자라고 캐나다에서는 미국에 인접한 매니토바에서 동쪽으로는 노바스코시아 반도까지 분포한다.

 

▲ 송기두 디자이너의 스툴

 

 

▲ 신성현 목수의 테이블

 

메이플 중에서 가장 단단해 ‘Rock maple’이란 별칭까지 있는 슈가메이플은 목재로도 쓰임이 풍부한 자원이었다. 전 세계 메이플 시럽의 70% 가량을 생산하는 캐나다에서는 메이플 시럽으로 한해 수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주요 수입자원이다.

일반적으로 하드 메이플은 북미 메이플 수종 중 가장 밀도가 높고 무거운 슈가메이플을 가리킬 때 쓰고(좀 더 광범위하게 블랙메이플까지 하드 메이플군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나머지 메이플 수종을 소프트 메이플로 분류한다. 레드메이플, 빅리프메이플, 박서메이플 등이 소프트 메이플에 속하는 수종이다.

목재의 경도를 측정하는 기준인 얀카 수치로 비교하면 슈가메이플이 6450N, 레드메이플이 4230N으로 차이가 분명하다. 슈가메이플이 더 단단하고 치밀한 조직을 가진 목재임을 강조하기 위해 하드와 소프트라는 수식어로 구분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소프트 메이플이 소프트 우드라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침엽수 중에서 가장 단단한 나무로 꼽히는 더글라스퍼와 웨스턴햄록의 경도가 각각 2676N, 2400N이란 점을 감안하면 소프트 메이플의 강도는 분명 하드우드에 가깝다.

미국하드우드수출협회가 권고하는 두 수종의 주요 용도를 비교하면 하드 메이플의 경우 바닥재가 포함되지만 소프트 메이플의 용도에는 바닥재가 빠져있다. 또 하나의 차이는 숟가락이나 플레이트 같은 키친 웨어 용도에 적합한 수종은 슈가메이플을 권고하고 있다.

 

▲메이풀로 제작한 사물함

 

▲ 메이풀로 제작한 해외디자이너 장식장

 

목재로서의 슈가메이플


슈가메이플은 가구재로 흔히 쓰이는 소재지만 이외에도 활용처가 다양하다. 강도가 높다는 특징 때문에 볼링장이나 체육관의 바닥재로도 쓰인다는 점을 첫째로 꼽을 수 있다. 메이플은 탄성과 저항성이 좋아 그 위에서 뛰어도 충격을 곧잘 받아들인다. 슈가메이플로 바닥을 깔면 공간이 환하고 넓어 보인다는 점도 장점이다.

슈가메이플로 만든 악기는 음색이 밝으면서도 톤이 명료하기 때문에 각각의 음이 뭉개지지 않고 독립적으로 소리를 낸다. 바이올린 계열의 현악기 뒤판과 옆판에는 슈가메이플을 대체할 목재가 없을 정도이다. 메이플로 바디 전체를 만들면 지나치게 무거워지기 때문에 앞판이나 후판 정도로 제한하고 가벼운 나무를 조합한다. 유명한 솔리드 바디 전기기타인 깁슨의 레스폴 기타를 만들 때에도 빠지지 않고 주재료로 사용하는 것이 슈가메이플이다.

 

▲ 메이플 마루 


※단행본 <세상의 나무>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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