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공동체르 이루는 적선의 의미 탐구
이갑철, 김성철 작가의 주제 해석이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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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적선하다" 사진 포스터 |
전시 그룹 아엘시즌(AL_SEASON)·일엽편주의 공동 주관으로 성곡미술관 2관에서 한국인의 삶의 철학인 ‘적선(積善)’을 주제로 전시를 개최한다.
《적선(積善)하다_빛으로 그린 어진 마음, 사물을 이루고》는 한국 사진의 정점에 서 있는 이갑철과 백미의 조형성을 구축한 도자작가 김성철의 협력 전시로 펼쳐진다.
선조 임금이 하사한 글 ‘적선積善’을 가풍으로 삼은 농암 이현보의 안동 <종암종택>의 정서를 두 작 저마다의 시선과 감각으로 치밀하게 풀어냈다. 적선하는 삶은 시간은 흐르고 세상은 변하지만 사람이 행해야 할 보편적 가치인 박애와 긍휼의 선한 마음을 쉼 없이 쌓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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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갑철 사진 '적선' |
“이 중에 시름없으니 어부(漁父)의 생애(生涯)로다
일엽편주(一葉扁舟)를 만경파(萬頃波)에 띄워 두고
인세(人世)를 다 잊었거니 날 가는 줄을 아는가?”
- 농암 이현보의 어부단가 1수
농암의 어부단가에서 보듯, 봄빛에 몸을 기대고 무심(無心)함으로 충만한 삶을 지향한 선비의 정신에서 적선은 보편적 가치로 우리 삶을 밝히는 공동체의 이면이다.
옛사람들은 주머니에 돈을 넣어 길에 놓거나 다리가 없어 사람의 내왕이 불편한 곳에 다리를 놓아두는 일로 적선을 행했다. 이러한 경우를 월강공덕(越江功德)이라고 한다. 남을 위해 착한 일을 하므로 신의 보살핌에 의하여 액을 미연에 막고 더 나아가서는 신의 은혜를 입어 행운을 누리게 된다고 믿었다.
이로운 세상의 흑과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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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철의 '호롱' |
적선(積善)은 매일 실천해야 하는 행동 강령 이전에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는 내사(內思)와 좌망(坐亡)의 실천 철학이기도 하다. 또한, 적선은 온전한 삶을 위한 고행의 한 방편이자 온유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사물을 몹시 아끼는 품성을 위한 정진의 세계다. 무심한 태도로 잡념을 버리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삶의 이치를 적층하는 우리 시대의 철학이기도 되어도 좋다.
기획전 《적선(積善)하다》는 두 예술가를 통해 빛과 흙으로 빚어진 순간들을 쌓아가는 방식과 우리가 실천하는 선한 예술의 행위들이 어떻게 남겨지는지를 탐구한다.
선은 행동으로 쌓이고, 빛은 모여 길을 밝히며, 순간들은 맥락으로 이어져 의식의 흐름을 이룬다. 전시에 참여한 이갑철·김성철 두 예술가는 삶의 모퉁이를 돌아가는 선한 흔적을 감각의 지성으로 묘사했다.
전시를 기획한 김미연 대표는 "농암종택의 '적선하다' 정신을 사진과 도예로 재구성하면서 예술에 있어 적선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고민했다."라며 "많은 분들이 전시장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작은 빛이 쌓여 어둠을 밝히고, 순간이 모여 기억이 되는 과정 속에서 우리가 어떤 '선'을 쌓아가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자신의 삶 속에서 쌓아온 따뜻한 순간들을 되새기고 적선(積善)이 이루는 어진 세상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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