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즈오카 현의 아타이시 집에서 조금만 걸어 나가면 이웃한 바다를 만날 수 있다. 바다의 흰 모래사장은 쏟아지는 달빛에 물든다. 파도소리 곁에 두고 없이 걷는다.
콩나물처럼 커가는 아이들이 있을 때는 넓은 공간이 필요했지만 부부가 오롯이 지낸 집은 그리 크지 않아도 된다. 장성한 자식들이 집에 놀러와 함께 밥 한 끼하며 시간을 보내고, 오래된 지인들과 함께 추억을 안주삼아 술잔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일본의 '아타미 하우스는 정년퇴직을 앞둔 두 부부의 요청으로 신축된 집이다. 1950년대에 지어진 이 집은 건축주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며, 그곳에서 가정도 꾸렸다. 그들은 은퇴 후 인생의 또 다른 시작을 맞이하며 오랜 시간을 보낸 집을 다시 꾸며보기로 했다.
효율적이고 감성적인 공간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만들면서 생긴 공간에는 잡다한 물건들을 숨겨둘 수 있는 수납장을 짜 넣었다. 옛집은 작은 공간으로 나눠져 친척이 와도 다 같이 모이기 힘들었다. 그래서 3층은 널찍하게 설계했다. 부업과의 동선도 짧아 찾아온 손님들과 함께 요리를 하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많은 기억을 간직한 땅 위에 지은 집 아타미 하우스. 이제부터 또 다른 기억으로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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