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Creator)라는 이름이 다소 낯설 수 있다. 하지만 마크 피쉬(Marc Fish)는 그 이름을 고집한다. 그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가구’ 디자이너이자 제작자이지만 그 이름에 숨어있는 다소 편협하고 배타적인 의미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래서 그를 조각가, 아티스트, 크리에이터 등 어떤 이름으로 불러도 좋다.
마크는 공방 겸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주문 가구를 제작하지만 그는 “주문 제작 가구로 돈을 버는 시대는 갔다”고 말하며 “자신의 가구를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만들어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애정 어린 조언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그는 더 순수한 작품, 비전을 담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각 가구당 최대 5개만 제작한다. 그 중 ‘체리 볼(cherry bowl)’은 딱 한 개만 제작되었고 이미 고가에 팔린 상태다.
연체동물을 형상화 한‘Mollusque’와 앵무조개를 본 뜬‘Nautilus II’는 그 생물의 원시적인 이미지와 함께 어쩐지 섬뜩하고 기괴한, 하지만 아름다운 작품으로 읽힌다. 이는 그가 ‘기하학적인 엄숙함’으로 정리되는 빅토리아 시대 예술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돋보이는 것은 나무와 철의 완벽한 하모니이다. 개인적으로 여러 재료를 함께 쓰는 것을 좋아하는 그는 그 중에서도 나무와 철의 조합을 선호한다. 그의 작품 ‘L'Orchidee project가 그 중 백미이다. 이 작품을 감상하며 그가 남긴 말을 그대로 옮겨본다.
“서로 다른 재료의 조합이 앞으로의 가구 디자인이 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어느 하나의 재료라도 지배하거나 귀속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재료가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하며, 그래야 완벽한 조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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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니처 크리에이터 마크 피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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