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가 없고 다부진 몸집, 강렬한 색깔과 화려한 문양으로 칠해진 목마(木馬)를 본 적 있는가. 러시아인형 마트료시카처럼 크기가 점점 커지기도 하고, 멋진 촛대가 되었다가, 때로는 거대한 인간의 가구 사이에 숨바꼭질 하듯 작은 몸을 숨긴다. 이 멋쟁이 친구의 이름은 스웨덴어로 달라해스트(Dalahäst), 영어로 는 달라호스(Dala horse)라 한다.
옛날 옛적 달라나 지방에서
중세 무렵 스웨덴의 달라나(Dalarna) 지방에는 작은 밭을 일구거나 인근 숲에서 벌채하며 생계를 꾸려나가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혹독한 추위의 겨울이 오면 남자들은 집에서 멀리 떨어져 숲 속 오두막에 머물렀고, 고된 하루의 일이 끝나면 난롯가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긴 겨울밤 소일거리가 무엇 있으랴. 그들은 일하다 남은 나무 쪼가리를 집어 들고, 집에서 아빠를 기다리고 있을 자녀를 위해 작은 장난감을 깎기 시작했다. 장난감 모양이 말이 된 이유는 아마 스웨덴인의 생활에 없어선 안 될 동물이자 가장 자주 눈에 뜨이는 동물이었기 때문이리라.
당신만을 위한 달라호스 만들기
달라호스는 보통 소나무로 제작된다. 원목을 재단하여 변형을 막기 위해 3~4주간 건조시킨 다음, 두꺼운 판재 위에 연필로 도안을 그리고, 기계공구로 적당히 자른다. 공예가에게 넘겨지면 우리가 알고 있는 달라호스 모양으로 꼼꼼하게 다듬고 칠한다.
쿠비츠 페인팅은 하나의 붓으로 두 개의 색을 동시에 쓰는 ‘투 컬러 테크닉’로 작업된다. 달라호스의 완성은 공예가의 손끝에 달려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도 완전히 똑같을 수 없다. 어떤 한 점을 고르더라도 그 달라호스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공예품인 것이다.
스웨덴 귀염둥이, 만나보시렵니까?
이 매력적인 민속공예품이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때는 1939년. 세계의 달라호스 제작공방 중 가장 큰 워크샵인 그라나스(Grannas)가 뉴욕의 월드 페어에 참가하면서부터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열린 여수 엑스포에서도 달라호스의 제작시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물론 박람회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건 아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올수록, 숨은 그림 찾기처럼 거리에서 이 깜찍한 목마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다른 나라의 정서를 듬뿍 담은 민속공예품인데 우리의 생활 속에서 벌써 이렇게 성큼 들어와 있다니! 하긴, 달라호스의 그 땅딸막하고 귀여운 뒤태를 거부하기도 어려운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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