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음식이나 물건을 담고, 얹고, 넣는 그릇들. 도자기, 금속, 유리, 플라스틱까지 소재는 가지각색이다. 그중에서도 나무는 다른 소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존재감과 매력이 있다. 손에 잡았을 때의 느낌이 정말 좋다. 뜨거운 국물을 담아도 그릇을 잡고 있는 손에는 열기가 전해지지 않는다. 입에 닿는 촉감도 좋다. 끌 자국이 남아 있는 나무 그릇의 분위기가 편안함을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무의 정갈함이 음식에 배고, 은은한 정취가 음식과 잘 어우러져 어떤 요리든 담을 수 있다.
《나무로 만든 그릇》은 디자인적으로도 아름답고, 실용적인 나무 그릇을 소개한다. 일상에서 편하게 쓰기 좋은 것,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만들어 주는 것, 손에 쥐었을 때 푸근한 포용력을 주는 것 등 목공 작가가 직접 정성을 들여 고안하고 스스로 써보면서 인정한 최고의 그릇들이다.
책장을 넘기면, 그 안에 담긴 나무 그릇 특유의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빛깔, 따뜻한 감성이 주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나무나 그릇을 잘 모르는 사람도 ‘나무 그릇’이 ‘진짜 좋다’는 것을 눈으로 실감하게 될 것이다.
《나무로 만든 그릇》은 나무 그릇, 접시, 공기, 쟁반, 컵 등 31명의 목공 작가들이 만들어 낸 작품 300여 점을 소개한다. 모두 나무로 만든 것으로, 만든 이의 손길과 나무의 질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디자인, 제작, 그러한 그릇을 만들어 내게 된 계기 등 만든 이의 가치관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릇’이란 단어에는 ‘음식이나 물건을 담아두는 것’이라는 넓은 의미가 들어있다. 이 책에서는 단지 나무 그릇 소개에만 그치지 않고, 직접 ‘쓰는’ 도구라는 관점에서 실제 사용하는 일상의 장면들을 보여준다. 목공 작가 본인과 가족들의 식사 장면, 직접 만든 음식을 그릇에 담은 모습들을 통해 실제로 그릇의 쓰임을 볼 수 있다.
또한 스스로 그릇이나 접시를 만들어보고 싶은 독자 분들을 위해서, “만들어볼까요?”라는 코너를 마련했다. 목공 작가들이 초보자 분들도 나무 그릇을 만들어볼 수 있도록 차근차근 알려준다. 또한, 10가지 유형의 작품에 도전해볼 수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살짝 어려울 수 있는 옻칠 방법도 함께 소개한다. 나무 그릇의 손질과 보관법, 목공 도구와 관련 용어 해설도 찾아볼 수 있다. 강도부터 구매 난이도까지 나무의 소재별 특성을 분류한 일람표도 있어 나무를 배우는데 좋은 참고 자료가 된다.
저자 니시카와 타카아키는 논픽션라이터이자 편집자로 출판사 근무 후 집필활동 및 편집 일을 하며 의자와 가구, 삼림에서 목공예에 이르기까지 나무와 관련된 것들을 주요 테마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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