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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홍대 목조형학과를 졸업한 이시원 작 <구깃> |
지난 해 말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에서 <2022 홍익목조형가구디자인展>이 열렸다. 홍익대학교 목조형가구학과 학생들의 과제와 졸업 작품이 함께 전시되어 다채로움이 있는 전시였다. 우리나라 목가구의 미래를 살짝 훔쳐볼 수 있는 특권을 얻은 듯한 설렘이 있었다.
오랜만에 대학 캠퍼스를 걸으니 마치 대학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모두 어떤 미래를 그리며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을까, 특히 목조형가구학과 학생들은 각자 어떤 꿈을 꾸며 작품을 만들고 있을까 생각하다보니 벌써 전시장에 도착해 변화와 성장을 목격할 수 있었다. 가구에 대한 정제되지 않은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욕심으로 다듬어지고, 그것이 안정된 스타일로 자리 잡히면서 마지막엔 디자이너의 관념과 가치관까지 드러내고 있었다.
꾸준한 발전을 보여 온 그들의 진로가 궁금했다. 사는 게 힘들어 대부분 기업에 취업을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졸업생의 대답이어서 그 울림이 컸다. 회사를 먹여 살리는 디자인을 하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마음껏 자신의 작품 세계를 펼치는 작가의 수도 그만큼 많아야 하지 않을까. 이러한 안타까움을 잠시 뒤로 하고 작품 하나하나에 몰두하기로 했다. 상업과 비상업을 넘나들면서 전통가구에 대한 재해석 또는 지극히 현대적인 감각을 뽐내고 있었다. 각자가 지닌 성향을 드러내기 위해 벤딩이나 집성, 또는 짜맞춤을 시도해보였다.
헌데 현재 가구 디자인과 기술력을 비웃는 그 무모함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그냥 ‘디자인학’이 아닌 ‘목조형가구학’을 수학한다면 원목을 자유자재로 주무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지만, 현실이 그것을 가로막고 있었다. 학생들이 사비를 들여가며 작품을 만드는 게 현실이었다. 등록금을 내기에도 빠듯한 마당에 재료비까지 충당하려면 ‘알바’를 몇 개나 뛰어야 하나. 작품에 쓸 수 있는 재료를 마음껏 지원받을 수 있다면 그 얼마나 다양한 수종이 사용될 것인가.
또한 원목을 다루는 고도의 기술 또한 전수받을 수 있다면 그 얼마나 다양한 디자인이 나올 것인가. 가구 하나를 둘러싸고 존재하는 개인 및 단체, 그리고 기업은 무수히 많다. 좁게는 공구 회사부터 넓게는 언론사까지. 그들이 하나의 커넥션을 이뤄 대학생 디자이너의 작업을 후원한다면 양과 질 모두 훌륭한 작품이 지금보다 더 많이 등장할 것이라 확신한다.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는 ‘새싹 디자이너’의 창창한 미래를 봐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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