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에 대한 유익한 체험
집의 공간력에 대한 발랄한 상상력이 시작됐다. 지나친 엄숙주의와 튼튼한 안온함을 잠시 제쳐두고, 원색의 감각과 동화적 감성이 실재와 실용으로 우리 앞에 놓여 있다.
독창적 페브릭 작업으로 대중의 시선을 끌어온 서수현 작가의 첫 개인전이 갤러리 <유영공간>에서 2022.2.18.~3.4일까지 열린다.
집의 기운이 충만한 갤러리 '유영공간'은 서수현의 작업을 수용하기에 흡족했다. 그동안 화이트 큐브 갤러리에서 한 발치 떨어져 관망했던 그의 작품들이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관객에게 사물과의 교감을 완전하게 열어뒀다는 점에서 전시라서 의미가 남다르다.
터프팅과 특수 옷감을 소재로 제작된 스툴, 벤치, 거울, 소파는 강력한 컬러만큼이나 기능도 뛰어나 공예적 가치도 각별하다. 형태, 소재, 색 밸런스 등이 혼연일체가 되어 전시장에 에너지를 포효하는 작품들에서 예술성과 일상성이 차별없이 구사되고 있다.
서수현이 그동안 보여준 창조적 자화상이 ‘집’이라는 주제 속에 무리없이 녹아내리면서, 통일성과 각자성이 어우러지는 이번 개인전은 형식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움을 준다.
특히 터프팅 기법으로 제작한 대형 회화 작업은 선사시대 아이들의 관점에서 해석한 것으로 작가의 집요한 작업성과 표현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신발을 벗고 입장한 갤러리의 특수성을 체험하기 위해서라도, 관람을 미룰 이유가 없는 전시다.
전시기간: 2022.2.18 ~ 3.4
전시공간: 갤러리 유영공간
전시기획: 정진영, 조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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