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 파라솔...중세도시에 안착한 미래

건축 / 송은정 기자 / 2024-10-30 23:51:48

 

‘세계 최대의 목조 건축물’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의 이것은 폭 70m, 길이 150m, 높이 28m에 이르는 거대한 건물임에 틀림없다. 건축가 위르겐 마이어 헤르만(Jürgen Mayer H.)에 의해 설계된 ‘메트로폴 파라솔(Metropol Parasol)’이 자리한 곳은 생뚱맞게도 스페인의 중세도시 세비야다.


이슬람과 기독교의 흔적이 공존하는 독특한 문화와 투우, 플라멩코의 탄생지라는 역사적 기반 위에 현대적인 건축물을 세움으로써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자 이 대형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메트로폴 파라솔은 여러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떠올리게 한다. 외계선을 닮은 유선형의 외관, 막대한 예산, 지역주민과의 갈등, 주변 환경과의 조화 등의 문제로 인해 7여 년이라는 오랜 시간 끝에 완공됐기 때문이다. 지난한 과정을 거쳐 현재 메트로폴 파라솔은 세비야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면서 전 세계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최첨단 목재 기술의 집결체



파도처럼 일렁이는 완만한 곡선을 가진 메트로폴 파라솔은 어느 위치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생김새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 같은 자유로운 디자인은 목재를 통해 구현됐다. 메트로폴 파라솔의 실물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이 나무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쉽게 믿지 못한다. 그 규모도 엄청나거니와 소재의 표면이 언뜻 플라스틱이나 스틸처럼 느껴져서다. 이는 눈과 비, 바람 등의 외부 요소로부터 목재를 보호하기 위해 폴리우레탄으로 표면을 코팅했기 때문이라고.

 

메트로폴 파라솔은 건물 전체가 목구조로 이루어져 있지는 않다. 건물 기초와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기둥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세워졌으며, 그 위로 3천4백여 개의 목재를 조립해 지금의 외형을 완성했다. 방문객들은 나무로 엮은 2층 전망대의 산책로를 걸으며 세비야를 한눈에 담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사진 Nikkol Rot for Holc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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