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바늘로 쌓아 올려 순환하는 삶의 리듬을 형상화
- 현대 공예의 흐름인 독자적 생명력을 드러내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2026 KCDF 공예·디자인 공모전시’ 중견 부문에 선정된 진유리 작가의 개인전 《부드러운 중력(Soft Gravity)》을 7월 15일부터 7월 26일까지 KCDF갤러리 1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여리고 부드러운 실 한 올이 한 코씩 걸리고 이어지며 단단한 구조를 이루어가는 《부드러운 중력》은 얇은 실이 장신구가 되고 벽면 작업이 되고 공간을 점유하는 설치 작업이 되는 과정에 있어, 겉보기에 말랑하고 유기적인 형태 속에 집요하고 강인한 힘을 보여준다. 이는 반복을 통해 집적된 조각들이 스스로의 밀도와 무게, 존재감을 획득해가는 힘을 의미한다.
대학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한 진유리 작가는 우연히 손에 쥔 뜨개실에서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배운 손끝의 기억을 되살려 코바늘 뜨기를 작업의 언어로 삼았다. 기계의 도움 없이 한 가닥의 실과 하나의 코바늘로 시작해 끝맺는 이 방식은 고전적인 수공의 방식이지만, 그 결과물은 현대 공예의 흐름인 독자적 생명력을 드러낸다.
작가의 대표 장신구 작업인 <둥근 변이> 연작은 둥근 도넛 또는 나팔 모양의 형태 요소들이 증식으로 순환하는 생의 흐름을 형상화한 목걸이와 브로치 시리즈다.
강렬한 붉은색과 미세한 변주는 둥글게 피어나는 형태 혹은 적혈구를 연상시키며 생명력을 상징한다. 앞과 뒤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든 형태의 조합은 시작과 끝이 명확히 분리되지 않는 순환의 구조를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평면과 오브제, 설치를 넘나드는 <붉은 변성> 연작에서는 혈관과 림프관을 연상시키는 늘어진 구조물과 생물학적 기관 같은 덩어리가 뭉치며 강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코바늘 뜨기를 거듭하며 선과 관, 구멍 난 반구, 둥근 덩어리로 전환된 형상들은 캔버스와 나무 패널, 바닥과 천장을 오가며 평면·부조·오브제·설치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기적인 풍경을 전시장 전체로 확장한다.
전시된 목걸이와 브로치 10여 점은 벽면과 전시대 위에서 관객을 맞이하고, 코바늘 작업의 모티프를 부조처럼 옮긴 캔버스 작업이 벽면을 채워 전시 전반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중앙홀에는 천장 구조와 연결해 늘어뜨린 오브제 작업을 배치해 관람의 흐름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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