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TTA 건축사사무소의 김창균 소장이 ‘집 짓기’를 소망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잠재적 건축주를 위해 책을 썼다. 그 제목도 단순 명료한 <집>이다. 덜도 말고 딱 집 짓기에 관한 이야기만을 심도 있게 다루겠다는 저자로서의 뚝심이 느껴진다.
남산공원 화장실 프로젝트, 포천 피노키오 예술체험공간과 같은 공공시설물에서부터 가족을 위한 단독주택 등 우리 일상에서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중소형 공간을 주로 설계해온 김창균 소장의 지난 이력은 이 책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여준다. 너무 멀지도 또 가깝지도 않은 적절한 거리에서 건네주는 전문가의 조언은 보다 신뢰감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집을 짓고자 하는 건축주와의 깊은 대화를 통해 이들의 삶과 일상패턴을 적극적으로 설계에 반영하고자 하는 김창균 소장의 오랜 자세는 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예산 짜기부터 대지 구입, 설계, 시공 그리고 입주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서핑만으로는 좀체 이해되지 않았던 수많은 정보들을 예비 건축주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해두었다.
단계마다 반드시 체크해야 될 사항들도 표로 만들어 매 챕터의 마지막 장에 실어 둠으로써 실제 현장에서 건축주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건축가와 시공사에게 모든 것을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알고’ 도전하는 건축주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게 됐다. 게다가 빗물에 적시듯 알게 모르게 빠져나가는 불필요한 비용들도 막을 수 있다.
건축의 개념과 건축가의 가치관, 삶을 다룬 책들을 통해 집에 대한 가치를 재인식하는 것은 집을 짓기에 앞서 한번쯤 거치면 좋을 과정임이 분명하다. 여기에 현장에서 필요한 실질적인 정보들까지 더해진다면 이 보다 더 완벽하게 준비된 건축주는 또 없지 않을까.
[ⓒ 우드플래닛.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