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를 떠다니는 나무 별장, 보드와 요트

라이프 / 유재형 기자 / 2022-09-30 13:37:17
요트·보트 산업규모 약 50조, 목재 잠재 시장
티크, 마호가니, 블랙월넛, 국산목으로는 느티나무 등이 잘 어울려
요트의 고급화는 사적 공간과 진취적 취향의 조화의 결과
▲ ‘Catamaran Sail Cat 62’. 선체가 두 개인 특징 때문에 쌍동선이라고 불리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모델이다. 넓은 살롱 공간을 가지고 있어 전세 용도로 많이 쓰이고 있다.

땅 위에 캠핑카가 있다면, 바다 위에는 요트가 있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나무 별장이라는 수사는 강력한 힘을 가진다. 네덜란드어의 ‘사냥하다’, ‘쫓다’는 뜻의 ‘야켄(jagen)’에서부터 나온 ‘요트(Yacht)’는 남성적인 이미지의 바다를 상대로 가장 뜨거운 여름을 날 수 있는 특급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요트, 보트에는 어떤 나무가 쓰이나?

티크의 최대 소비처는 크루즈 유람선이나 요트, 보트이다. 그다음 쓰임이 많은 곳이 고급 가구이다. 요트나 크루즈 선박 내에 들어가는 가구들 상당 부분도 티크로 제작되기에 선박 자체가 곧 티크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티크가 물에 강한 이유는 다량의 유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남아 등지의 수상가옥이 티크로 지지대를 삼고, 다시 고재라는 이름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또 신축성이 적고, 내구성이 크며, 가공하기 쉽다는 점이 티크의 수요를 선박 용도로 한정 짓게 했다.

그러나 티크 원목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대체품에 대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중 하나가 합성 티크, 비닐 목재이다. 선박 용도로 트림 목재, 데크 목재, 성형 목재로 제작되고 있으나 원하는 디자인의 한계와 가공 용이성이 떨어진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재활용 친환경 제품이라는 이름으로 기존의 PVC, FRP, 카본과 함께 선박에서의 쓰임이 늘고 있는 추세다.

 

▲ ‘Catamaran Sail Cat 55’, 선체가 두 개인 특징 때문에 쌍동선이라고 불리며 넓은 살롱 공간을 가지고 있다. Cat 62 모델의 동생격이다.

 

▲ 'Express X80', 근·연해에서 운항이 가능한 요트로 날렵한 스타일을 가졌다. 활주형 선체로 빠르기를 30노트까지 낼 수 있는 요트이다. 알루미늄 합금으로 견고하게 만들어진 고급 사양의 요트로 메인 갑판에는 살롱과 갤리가, 아래층은 엔진룸과 침실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티크는 미얀마산으로 알려졌다. 아름다움과 내구성에서 인도네시아 티크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찬사를 얻고 있다. 선박 중에서는 최고급 제품만이 바닥재로 미얀마산 티크를 채용하고 있다. 그 희소가치는 60년 미얀마 군부정권을 유지시킨 품목 중 하나가 이 티크 벌목이었음이 증명한다.

티크 이외에는 다량의 기름기를 내장한 서아프리카산 혹은 인도네시아산 마호가니, 북미산 월넛 등이 내장재로 사용된다. 마호가니 패널은 선박 외장재로도 쓰일 만큼 활용 가치가 높다. 과거 후세인이 타던 요트가 332억 원이라는 고가의 매물로 등장했을 때 서방 언론에 비친 내부의 모습은 황금과 대리석, 그리고 마호가니로 장식되어 있었다.

바다라는 극한 환경과 싸우는 나무들의 특징은 선박의 부력에 반하지 않으며, 물에 강한 기름을 다량 포함하고 있어야 하며, 반복적인 충격에도 뒤틀림 없는 내구성을 지녀야 한다. 또 무엇보다 디자인적으로 아름답지 못하다면 실격사유가 된다. 이제는 구하기조차 어려운 한국산 느티나무 역시 위의 조건에 들어맞는 최고급 선박용 목재로 손색없다. 

 

 

 

크루즈 요트와 딩기 요트의 구분

요트는 구조가 간단하면서도 경쾌하고 모양이나 크기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속도가 매우 빠른 배이다. 또 무동력의 세일링 요트를 이용해 바다를 항해해 나가는 스포츠를 말한다. 요트야말로 바다를 통해서 자연에 적응할 수 있는 정신력을 기를 수 있고 체력을 단련할 수 있으며, 그리고 자연의 법칙을 배울 수도 있는 멋진 스포츠이다.

최근에는 가족이나 친목 용도의 레저용 요트로 규모가 대형화되면서 선실과 주방, 화장실을 갖추고 세일링과 동력 모터를 동시 장착한 배들이 보급되고 있다. 그래서 소형의 범선(帆船)이나 비교적 작은 동력선에도 요트라는 말이 붙는다.

세일링 요트에는 크루저(Cruiser)와 딩기(Dinghy)가 있는데 크루저는 연안에서 멀리 나갈 수 있는 요트로 선실이 있고, 입출항과 비상시에 쓸 수 있는 소형 보조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크루저를 타기 위해서는 거친 파도와 강풍에서도 적응해 가면서 항해해야 하기 때문에 끈질긴 정신력과 강인한 체력이 요구된다.

또한 순간적으로 변화하는 자연현상에 적절하게, 재빨리 대처할 수 있는 풍부한 해양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어야만 한다. 딩기는 소형이며 오직 바람의 힘만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보통 연안, 강, 호수에서 사용된다. 정해진 코스를 요트로 빨리 완주하는 경기를 통칭하기도 한다. 올림픽의 정식종 목으로서 조정과 같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요트의 기원은 17세기 네덜란드

1660년, 네덜란드가 영국의 찰스 2세에게 야트라는 배를 선물한 것이 시초이며, 18세기 말경부터 세계 여러 나라에 보급되었다. 현재와 같은 요트의 형태는 17세기 초반 유럽 최대의 해양 국가였던 네덜란드에서 ‘야크’ 라는 작은 배를 만든 것에서 시작하였는데, 요트라는 말은 네덜란드어의 ‘사냥하다’, ‘쫓다’는 뜻의 야켄(Jagen)에서부터 나온 말이다. 이후 유럽 왕실의 레저 스포츠로 저변을 넓혀가던 요트는 1907년 국제 요트경기 연맹이 정식 결성된 후 1912년 제 5회 스톡홀름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요트와 보트는 고가의 사치품이라는 인식 때문에 달력 사진 속에 등장하는 ‘그림의 떡’ 노릇을 해왔다. 그러나 소형 선박은 웬만한 수입 자동차 한 대 값으로, 나만의 바다 위 별장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꾸준히 수요층이 늘고 있다.

세계 최고 조선 강국인 우리나라는 요트 건조가 매우 부진한 상태이며, 요트 보유량 또한 인구 1천 명당 북유럽 143척, 일본 3.6척인데 반해 한국은 0.043척에 그치고 있어 시장 규모가 작다. 또한 이마저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요트 수요 폭증에 대비한 요트 시장을 확보하려는 국내 기업의 발걸음이 시작된 상태다.

요트·보트 산업규모 약 50조 원, 목재 시장 주목해야

 

 

 

요트는 국민소득 3만 달러 스포츠라고 일컫는다. 국내 레저선박 수요를 2015년에 약 2만 3천 척으로 예상 할 경우 약 7천억 원의 레저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돼 신 성장 산업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선박 제조 기술은 △ 선형디자인분야(선형 설계, 검증) △ 부품·소재가공분야(선체, 추진) △ 메커트로닉스 분야(자동화, 운영시스템) △ 인테리어분야 (선실, 거주구, 목의장·인테리어 기술, 미학, 감성공학기)로 나뉜다.

선체의 근간인 목재를 얼마나 효율적이고 아름답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인테리어 분야의 시장은 충분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다. 또한 목재시장의 확대와 유능한 디자이너와 목수의 일자리 창출에도 큰 공헌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요트 제작사의 성장세와 맞불려 리노베이션에 뛰어드는 아마추어 목수들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불과 오 년 전만 해도 요트나 보트 제작을 배우려면 해양문화 선진국인 호주나 뉴질랜드로 유학을 가야 했으나 이제 그곳까지 가지 않아도 외국 강사진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강좌를 열고 있다.

요트와 보트는 기본적으로 목재를 근간으로 제작된다. 그러기에 배움이 중요하다. 제아무리 첨단의 기계가 설치된다손 치더라도 손작업이 기본일 수밖에 없다. 이제  대중적인 해양 스포츠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관련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제공 푸른중공업

 

[ⓒ 우드플래닛.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AD
유재형 기자 유재형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관련기사

소소한 변형으로 제작한 가구2022.01.25
이토록 프랑스적인 감성!...<몽티니 MONTIGNY>2022.01.27
스웨덴 가구왕국 '이케아'의 10가지 성공 원인2022.02.14
전나무 프레임을 타고 오르는 180초의 전율...에버랜드 우든 롤러코스터 T-express2022.05.02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