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된 소형 목조주택의 변신

건축 / 김수정 기자 / 2024-07-22 16:02:23

 


핵가족과 싱글족들이 늘어나면서 소형 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고마자와 파크 하우스’는 공간 분할로 작은 공간의 한계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일본 도쿄의 세타가야구에 있는‘고마자와 파크 하우스’는‘미코(miCo)’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미즈키 이마무라, 이사오 시노하라 건축가가 리노베이션을 통해 새로 증축한 공간이다. 이 집은 30년 된 목조주택으로 주택 밀도가 높은 지역에 지어졌다. 오래된 소형 주택이었던 이곳이 건축가의 손에 의해 3개의 덩어리로 분리되어 창의적인 공간으로 바뀌었다.

 

집을 나누다

 

재건축을 하기 전 ‘고마자와 파크 하우스’는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층집이었다. 서울만큼이나 인구밀도가 높은 도쿄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집은 주변 주택과의 가까운 거리 탓에 집안이 어둡고 환기가 부족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코의 두 건축가는 기존 집을 세 개의 덩어리로 분리하고 한쪽을 확장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완성된 집의 외관을 보면 건물이 각자 분리되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두 개의 건물 사이에 투명한 유리창이 연결되어 있어서 내부는 하나의 넓은 공간이 됐다. 지어진 지 30년이나 된 집이지만 이러한 변형이 자유로운 이유는 목구조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가족의 목적과 요구에 맞게 목조 기둥과 보를 제거하고 추가하여 새로운 집이 탄생했다. 이 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거실 중앙이다. 2층으로 구성된 집은 중앙 부분만 층을 허물고 높은 천장이 달린 거실로 활용했다. 방마다 거실로 향하는 벽을 모두 없앤 점도 이 집의 특징이다.

내부를 밝게 해주는 흰색 벽과 곳곳에 설치된 투명 유리창은 문제였던 실내의 어둠과 환기를 깔끔하게 해결했고, 외부 정원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실제로 푸른 식물들을 이용한 내부 인테리어와 외부 정원은 유리창을 경계로 마치 한 공간처럼 꾸며져 있다. 그래서 시각적으로 집이 넓어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사는 느낌을 준다.

 


불편한 게 매력

집을 확장하고 재구성했지만 연면적이 약 21평인 소형 주택 안에 네 식구가 생활하려다 보니 개인 공간이 넉넉하지 못하다. 심지어 세탁기도 집안이 아닌 바깥에 놓고 사용할 정도다. 재건축비를 아끼려다 보니 단열재도 충분히 사용하지 못했다. 곳곳에 설치된 커다란 유리창 때문에 겨울에는 춥다.  

 

 

 


하지만 이곳에 사는 가족들은 긍정적이다. 개인 공간이 넉넉하지 못한 대신 서로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공간마다 벽이 허물어진 이유도 시각적으로 넓어 보이게 하기 위해서지만 오히려 가족간에 소통의 계기를 마련했다. 집이 추워도 괜찮다.

가까이 붙어있는 주변 건물들 때문에 빛이 들어오지 않았던 컴컴한 예전 집보다는 더 활기차고 밝아졌다. 조금 불편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매력이라는 고마자와 파크 하우스의 가족들. 고마자와 파크 하우스는 대도시의 주거 풍경뿐만 아니라, 소통이 부족한 현대 가족의 변화를 제공했다. 소형 주택의 작은 공간을 적절히 해부한 이들의 시도는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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