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과 재활용에 대한 수많은 논의가 여전히 끊이질 않지만, 낭비를 제대로 줄이는 결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종이컵 천지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몇 만 원짜리 텀블러 하나 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규모의 지출이다.
EMECO는 그걸 다 감수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대표적인 미국 가구 브랜드다. 일반적인 공정과는 다른 시스템을 갖춰야 하니 초기 투자비용이 장난이 아닐 것이고, 그에 준하는 매출이 돌아와야 공장이 계속 돌아갈 수 있다. 다행히도 1940년대부터 지금까지 회사가 탈 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을 보면 EMECO의 고집이 결국 승리한 셈이다.
70여 년간 신뢰를 유지해 온 EMECO가 한참 시간이 흘러 친환경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눈을 뜬 뒤, 코카콜라사는 그들의 중요한 파트너가 됐다. 그들의 가구 제작에 필요한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이 다 거기서 나온다. 전 세계가 콜라를 마시고 있으니 물량을 확보하는 것까진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그걸 가공하는 게 만만치가 않았다.
캔을 재활용해 가구 제작이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공정을 만들기까지 일반적인 알루미늄 공장 구축의 두 배 비용이 필요했다. 페트병은 더 골치였다. 일반적인 플라스틱 공정과 비교해 네 배를 더 쓴 끝에 무리 없이 가구를 만들 수 있는 상태가 됐다. 그 공정에서 살아남은 재활용 플라스틱과 금속은 더 튼튼해서 미더운 의자의 다리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나무 또한 EMECO에게 재생과 재활용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안겨줬다. 본사가 위치한 펜실베이니아 구석구석의 여러 창고를 뒤져 재고를 처리한 것을 시작으로, 그들은 여전히 어디에서든 오랜 기간 잠들어 있던 목재들을 깨우기를 즐긴다. 그렇게 찾은 낡은 목재는 의자의 시트로 쓰인다.
저마다 다른 시트를 가진 그들의 의자는 나무가 버티고 견딘 긴 세월을 생각하게 만든다. 오래됐다고 약하지도 않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그들의 의자는 ‘네이비 체어’라는 별칭을 얻었다. 수많은 함선이 산산조각 나 수장됐을 때 유일하게 살아남아 수면에 떠오른 의자이기 때문이다. 내구성에 대한 그들의 기술력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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