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에 걸터앉은 작은 집

건축 / 강진희 기자 / 2026-01-25 19:31:57

 

체코 프라하에서 일하는 클라이언트는 어린 시절 자신의 추억이 담긴 보헤미아에 자신만의 은신처를 만들길 원했다. 그가 선택한 장소는 보헤미아의 체스키크롬로프 숲.


나무가 우거지고 바위가 뒹구는 이 숲은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기에 적절한 장소였다. 문제는 집을 세울 공간에 놓여있던 큰 바위. 보통은 공사 전에 바위를 옮길 거라 생각하지만 건축팀 Uhlik architekti는 숲의 공간 그대로를 유지한 채 그 안에 들어가야 비로소 숲에서의 온전한 휴식이 가능하다고 봤다. 결국 바위를 치우지 않고 그 자리에 두기로 했고, 바위 덕분에 재미있는 형태의 집이 완성됐다.

바위를 올라탄 집


 


집 한쪽을 바위 위에 걸치는 형태로 설계가 되면서 내부에 생기는 경사는 계단식으로 처리했다. 계단은 책꽂이가 되기도 하고 벤치가 되기도 하고 맨 위층에 침대시트를 놓으면 침대가 된다. 외관은 단단한 낙엽송을 태운 목재를 사용했다. 검게 탄 나무 덕분에 집은 눈에 잘 띄지 않게 됐고 은신처로서의 성격이 더욱 강해졌다. 나무 작업은 지역 목수의 도움을 받았다. 내부 바닥은 집을 지을 땅에 쓰러져 있던 나무들로 만들었다. 죽어 있던 나무가 같은 장소에서 새로운 의미로 거듭났다.

내부는 저렴하면서도 나무의 느낌을 갖고 있을 수 있는 합판으로 코팅했고 지붕은 아스팔트를 두 겹 발라 처리했다. 한 면은 경치를 감상할 수 있게 테라스 역할을 할 큰 창을 냈고 하늘로 들어 올리는 덧문을 달았다. 덧문은 햇빛 가리개 역할을 해주고 비를 막아주기도 한다.


 

숲 속의 은신처라는 의미도 크지만 집을 지을 공간에 있던 나무와 바위를 건축에 그대로 흡수시켰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숲을 즐기는데 이만한 방법이 또 있을까.

 

사진 Uhlik architek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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