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로 시설이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대개 건조하고 우울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 사실이다. 남은 인생을 더욱 즐겁게 살아가려는 우리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마음가짐과 달리 우중충한 색을 하고 있는 시설이 한 몫 하는 듯하다. 이런 와중에 프랑스 모랑기스(Morangis)에 세워진 양로 시설이 눈길을 끈다.
4층짜리 양로 시설 ‘Morangis Retirement Home’은 건물 형태가 전체적으로 Y자 모양을 하고 있다. 이는 어느 방향에서나 밖을 향해 열린 곳이어야 했기 때문에 선택한 설계였다. 주로 활동이 일어나는 레스토랑과 살롱은 정신적인 치료를 돕는 정원과 가까이 해 언제든지 장미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어디에서나 바깥을 조망할 수 있도록 각 방에 큰 창을 냈다. 이러한 디자인은 전형적인 양로 시설이 아닌 모던한 호텔을 연상시킨다. 복도는 특히 노인들에게 갑갑한 공간이 될 수 있어 복도를 따라 창을 크게 내어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건물 내를 천천히 산책할 수 있도록 했다.
나올 데는 나오고, 들어갈 데는 들어가 볼륨이 느껴지는 파사드는 어떤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고 건물 전체에 양감이 느껴지게 한다. 건물 외부를 감싼 목재는 시베리안 라치(siberian larch)로 단열이 뛰어나고 변형이 적다. 역시나 시베리안 라치로 마감된 차양은 뜨거운 햇빛과 비를 막아주어 아늑한 쉼터가 되어주고 야외 살롱이나 레스토랑이 되어주기도 한다.
따뜻한 느낌을 주는 밝은 오렌지 컬러는 빛이 주는 따뜻함을 시각적으로 강조한 것. 양로 시설의 경우 그 분위기가 친근하고 따뜻해야 하는데 상큼한 오렌지 컬러는 나무와 더불어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준다. 다이내믹한 건물의 표정을 목재와 오렌지 컬러가 다소 차분하게 만들어 노인들에게 편하게 다가간다. 이곳에 처음 발을 들이는 사람들을 친절하게 맞아주는 느낌이다.
사진 11H45
건축주: Immodieze, AXENTIA for the Conseil General du 91
위치: 프랑스 모랑기지
용도: 양로시설 Retirement home with 91 rooms
건축 비용: 9백 40만 유로(약 135억)
완공: 2013년
대지 면적: 9,950 m²(약 3,010평)
건축 면적: 5,315 m²(약 1,608평)
설계: Vous Etes Ici Architetcs(A. BECKER, J. PAULRE, P. PFLUGHAUPT)
시공: Dumez IDF
냉난방 엔지니어링: FACEA
조경: LECARPENTIER
부엌 설비 엔지니어링: SPOOMS
음향 엔지니어링: CAP HORN
상하수도 엔지니어링: LAPOI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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