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파나 형제가 또 사고를 쳤다. 버려진 재료들을 사용해 혁신적 디자인을 창조하는 브라질 출신의 이 세계적인 디자이너 형제가 이번엔 호텔 인테리어로 단단히 사고를 친 것이다.
이들이 인테리어에 참여한 호텔은 그리스 신태그마 광장에서 200m 거리에 있는 뉴 호텔(New Hotel). 호텔 내부에 들어서면 ‘캄파나 형제의 작품이구나’ 싶어 절로 미소 짓게 된다. 뉴 호텔의 전신인 올림픽 팰리스 호텔(Olympic Palace Hotel)에서 가져온 가구와 문, 램프 조각 등을 호텔 벽과 기둥에 다닥다닥 붙여 장식했기 때문이다. 재활용 소재를 불규칙하게 붙인 이 벽은 브라질 슬럼가의 모습을 은유한 ‘파벨라 벽(favela wall)’이다.
뉴 호텔의 모기업인 예스! 호텔(Yes! Hotel) 대표 Dakis Joannou는 1958년 건축가 Iasonas Rizos가 설계한 올림픽 팰리스 호텔의 실내건축을 캄파나 형제에게 재건축해 달라고 요청했다. 캄파나 형제는 우리에게 가구 디자이너로 잘 알려졌지만, 동생인 페르난두는 건축가 출신(형 움베르투는 전직 변호사)이다.
캄파나 형제는 작업 착수 후 그리스 동부에 위치한 테살리아 대학의 디자인학과, 건축학과 학생들의 워크숍 그룹과 함께 새로운 디자인 실험에 들어갔다. 워크숍 그룹은 캄파나 형제의 디자인 특징을 바탕으로 지역 문화와 지역 재활용 소재를 결합한 가구를 제작했다.
이들의 작업은 개성이 강하고 차별화된 디자인을 갖춘 호텔 인테리어를 창조케 했다. 파벨라 벽과 기둥, 의자 등은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이전 호텔의 잔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다시 한 번 디자인에 감탄하게 된다. 이전 호텔의 역사를 단절, 도태시키기보다 새로운 호텔 안에 50여 년 호텔의 역사를 끌어안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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