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표현주의 작가 안드레 부처(André Butzer) 개인전...이상 세계를 꿈꾸는 색체의 자아

아트 / 육상수 칼럼니스트 / 2023-11-10 00:26:54
독일 작가 안드레 부처 국내 첫 개인전
5미터 대형 회화부터 드로잉까지 신작 15점 전시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서 인간의 실존적 의미와 회화의 유효성에 대해 질문
11월 9일부터 12월 30일까지 더페이지갤러리에서 열려
▲ [더페이지갤러리 제공] Andre Butzer, Untitled, 2022, acrylic on canvas, 194.5 × 524 cm.

 

뭉크, 세잔, 마티스,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 월트 디즈니가 안드레 부처의 DNA를 통해 일체를 이뤄 다시 탄생했다. 그는 미술 애호가이자 미술사를 관통하고 역사와 정치, 대중문화와 애니메이션과 같은 일반적 감각에 집중하는 작가다.

그의 이름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외계인 같은 귀여운 캐릭터들은 형상에서 회화로 전이된 것으로 어디에선가 보았던 어떤 것이지만 정확도는 알 수 없다.

단순한 컬러와 붓 터치로도 자신의 존재감을 탁월하게 드러내는 그는, 폴 세잔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그의 그림에서는 직렬의 파장이 요동친다. 그래서 단순할수록 수용자의 심경은 더욱 복잡해진다. 지상과 천국의 오가면서 삶의 자리가 어디인지를 깊게 파고든다. 인간과 사회, 팝아트와 예술의 간극을 순식간에 잇고 끊어내면서 개별성과 연속성을 교차한다.

안드레의 사적 사조인 ‘SF 표현주의’는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삶의 구조이자 원천이다. 그의 그림은 미술 사조를 넘어 삶의 방향을 획책하고 머무를 곳을 제시한다. 요즘과 같은 AI 시대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의 거대한 작품은 관객을 무력화시키고 작은 작품은 단단한 밧줄로 묶는다. 

 

▲ [더페이지갤러리 제공] Andre Butzer, Untitled, 2022, acrylic on canvas, 100 × 69.5 cm

 

▲ [더페이지갤러리 제공] Andre Butzer, Untitled, 2022, acrylic on canvas, 248 × 199 cm


더페이지갤러리 이스트관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지난 30년간 안드레 부처가 형성한 작업 세계를 아우르는 주요 신작 15점으로 구성되었다.

독일의 표현주의와 미국 대중문화를 융합한 그의 작품은 삶과 죽음, 산업화와 대량 소비 등 20세기의 오류를 초월하는 회화적 언어를 구축해왔다. 세대를 뛰어넘어 여러 작가들과 교류하면서 과거 예술 사조의 한계를 관통하고 예술의 새 양식을 추구했다.

기업 로고, 디즈니 만화 캐릭터 등의 다양한 레퍼런스를 활용해 20세기 정치, 문화, 정치, 사회의 기술적 상징을 압축하는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거친 임파스토 기법으로 불확실한 희망과 불안정한 사회 구조를 타파하고 초월적 진실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작가는 나사하임(NASAHEIM)이라는 가상의 유토피아 세계를 구축하고 그 자리에 색과 빛, 삶과 죽음, 진리와 같은 미지의 영역을 확장했다. 미국 항공 우주국(NASA)과 디즈니 월드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의 도시 애너하임(Anaheim)의 이름을 합성하여 만들어진 나사하임은 우주보다도 멀리 있으면서 내면의 깊은 곳에 극단, 갈망, 기쁨, 공포들이 평등과 균형을 이루는 이상적 세계를 세우고자 했다. 

 

▲[더페이지갤러리 제공] 안드레 부처 개인전 전경

그는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 작품들이 앙리 마티스를 기리기 위한 것이라 말한 바 있다. 다양한 빛과 색으로 가득 찬 작품들은 색, 빛, 비율, 회화적 표현을 탐구한 결과이다. 작가는 추상과 구상의 경계에서 평면적인 색채와 반복으로 삶은 무엇이고, 어디에 존재하는가를 밝히고자 한다.

전시는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에서 11월 9일부터 12월 3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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