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구름, 그리고 우주
4월 16일부터 27일까지 리서울갤러리에서 열려
구름은 태양의 에너지에 의해 실체화되는 대상체이다. 모이거나 흩어진 구름 너머 태양에 초점을 맞춘 사진가의 눈은 눈부심을 극복하기 위해 백내장을 앓아야 하고 결국 눈을 감게 된다.
사진가 최영진의 눈은 먹으로 둘러싸이면서 사유의 정진 세계와 마주했다. 태양의 밝음이 사진에서는 어둠의 세계를 드리운다. 평론가 신항섭은 “흑백은 빛과 어둠을 상징하고, 빛과 어둠은 창조 신화의 출발점이다. 세상이 열리는 날 거기에는 빛이 있었고, 그 빛은 어둠에 의해 존재를 드러낸다."라고 정의한다.
지난 30년, 최영진의 사진은 해와 달을 좇았다. 그 사이 해변에 쓰러진 새의 주검을 사진에 담았고, 환경 파괴에 아파하는 바다도 놓치지 않았다. 새만금, 해변, 서울 변두리, 경동시장 등 풍경을 담아 그 이면을 고찰하는 사진과 해, 꽃, 새, 돌 등 대상을 포착하며 추상과 명상으로 이어지는 작업을 해오는 중견 사진작가이다.
이번 전시에서 그의 흑백사진은 수묵화의 정적을 넘어 현실과 이상의 교차점을 찾고자 했다.
태양의 강렬한 에너지는 먹구름의 포용성에 산화되면서 각질이 되어 하늘 공간을 수놓았다. 모이고 흩어지는 먹구름의 진동은 백내장의 통증이 비추는 난반사 이미지로 감각하고 있다.
그것은 슬픈 랩소디이면서 고요한 스릴로 우리를 자극하고 있다.
전시는 4월 16일부터 27일까지 리서울갤러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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