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런 킴 개인전 ... 추상의 나락에 몸을 의지하다

아트 / 장상길 기자 / 2023-03-06 13:32:59
장소와 신체적 현존의 접합점 탐구
자연과 우리가 맺는 관계에 대한 다양한 질문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2023년 3월 17일(금) – 4월 23일(일)까지 열려
▲ [국제갤러리] 바이런 킴_B.Q.O. 31 (Canyonview, UCSD)

 

“바다에서 수영을 하며 나는 내 몸과 새로운 관계 형성을 할 수 있었다. 보통 나는 신체보다 상상과 정신의 공간을 우위에 둔다, 추상화에 대한 나의 성향과 맞닿아 있으니. 움직이는 수단으로서의 몸에 의지하는 것은 나를 추상으로부터 떨어뜨려 놓았는데, 묘하게도 이는 나의 작업을 현실 기반인 재현으로 이끌어줬다.” – 바이런 킴

국제갤러리는 2023년 3월 17일부터 4월 23일까지 부산점에서 바이런 킴의 개인전 ‘Marine Layer’를 개최한다. 서울점에서 선보인 ‘Sky’전 이후 5년 만의 전시이다.

바이런 킴의 회화는 평범하되 심오한 일상 속 세부 사항들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부분과 전체의 관계를 연구하고, 이로써 언뜻 평범하기만 할 법한 요소에서 깊은 의미를 추출해낸다. 작가는 연속성과 친밀한 집중력에 기대어 정체성과 장소성에 대한 다층의 현상학적 분석을 포착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바이런 킴의 신작 역시 장소와 신체적 현존의 접합점을 탐구한다. ‘B.Q.O.’라는 연작 제목은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유명 소설의 세 주인공 이름에서 따온 알파벳으로 구성된다. 스타니스와프 렘의 『솔라리스』 주인공 버튼(Berton)에서 B, 허먼 멜빌의 『모비 딕』 중 퀴케그(Queequeg)에서 Q, 호머의 『오디세우스』에서 오디세우스(Odysseus)의 O를 가져온 것이다.  

 

▲ [국제갤러리] 바이런 킴_B.Q.O. 34 (Marine Layer)

 

▲ [국제갤러리] 바이런 킴_B.Q.O. 28 (Near Cove)


각 서사에서 바다와 씨름하는 이 세 명의 영웅적 인물들은 작가가 2020년 1월 라우센버그 레지던시를 위해 캡티바 섬(Captiva Island)에 머물며 이 소설들을 다시 읽는 과정에서 그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한다.

초창기 〈B.Q.O.〉 작품들이 바다에 대적하는 인간의 신화적 판타지에 집중했다면,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선보이는 최신 작품들은 물에 대한 보다 직접적인 탐구에 기인한다. 이는 팬데믹 봉쇄 기간 중 수영이라는 단순하고도 구체적인 활동에 집중했던 작가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코로나 기간 중 일 년의 시간 동안 작가와 그의 가족은 샌디에이고에서 생활했는데, 샌디에이고는 그가 어린아이로서 바다를 처음 만났던 곳이자 그의 노부모가 아직 거주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물의 힘에 대한 반응을 세 폭의 캔버스에 펼쳐 놓는 이 회화 연작을 통해 바이런 킴은 잠수라는 행위를 매개로 몰입적이고도 본능적인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같은 연작 내의 작품들을 한 데 소개함으로써 본 전시는 근본적인 자연력 안에, 그리고 그 사이에 위치하는 강력한 감각을 소개한다.  

 

▲ [국제갤러리] 바이런 킴_B.Q.O 27


이러한 작업 틀에 대해 작가는 “나의 작업은 대부분의 경우 전체에 대한 관계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가 이 세상 속 나머지 사람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우리 모두는 우리보다 거대한 전체와 어떻게 연계되는지”라 소회한 바 있다. 본 작품군은 가장 사적인 경험에서부터 인류와 자연 간의 광활한 연결에 이르기까지 양 극단을 아우르며 명상의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자연과 우리가 맺는 관계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제기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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